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로플 백종화 Sep 30. 2024

한 입 리더십 _ 마흔에 생각하게 되는 것들

마흔에 생각하게 되는 것들

(부제 :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


40살을 기다리지 않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39살까지는 40살이 되고 싶지 않았거든요. 무엇인가 종착지로 다가가는 느낌이랄까요? 내리기 싫은데 남은 정류장이 몇 개 없을 것 같은 그 상황이었거든요.


마흔이 되고 보니 처음 느껴보는 순간이 찾아오더라고요. 왠지 모르겠지만 처음으로 인생의 전반전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되는 그 느낌말이죠.


제게 마흔은


'내가 나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알아가는 시기였고, 내 관점에서 외부를 판단할 수 있는 시기' 였습니다.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찾는 시간'이었고


'나에게 기대하는 것과 내가 해야만 하는 것을 찾는 시간' 이기도 했죠.


그런데 마흔살이 제게는 평생 가장 아팠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마음이 정해지지 않아 마음이 아팠고,

몸은 맡겨진 일을 해야했기에 마음과 함께 아파해야 했던 시간이었네요.


이유도 모른체 마흔이 되자마자 1월부터 6개월 동안 시름시름 쓰러져가는 몸을 지탱했던 시간이기도 했고요.


그 시간을 그렇게 아프지 않다면 지금의 내가 있었을까? 아닐 겁니다. 몸도 마음도 아팠기 때문에 일 중독이자 일만 하던 내가 여유를 갖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더라고요.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고

가족과 새벽기도를 다니며 '왜?'라는 질문을 했고

휴직 같은 연차를 사용하며 회사 밖 외부 사람들을 찾아 다니며 이야기를 나눴던 시간이고

내가 가진 지식을 기록하고 고민이 있었던 사람들에게 공유하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기간 아내는 집안 일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ㅡ내가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왔지?

'아동복 사장님들 돈벌게 해드리고, 성장하고 싶은 직원들의 성장을 도왔고, 조직이 더 건강해지도록 조직화했고, 미래 경영자를 선발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준비했고, 현재 경영자들이 조직을 잘 이끌도록 서포트했고...'


ㅡ어떤 영향이 있었지?

'성장하고 성공한 사람들과 개인이 있었지'


ㅡ내가 그 일을 하지 않았다면?

'그래도 그들은 성장했겠지만, 시간이 조금 더 걸렸겠지'


ㅡ이 일들이 내가 잘하는 건가? (하나님이) 나에게 하라고 하신 일인가?

'내가 선택했던 일들이 아닌, 내가 이렇게 성장하도록 이랜드를 통해 가이드 주셨기 때문에 하라고 하신일 이겠지?'


ㅡ그럼 하라고 하신 일을 더 잘하려면?

'밖으로 나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줘야해'


이 생각의 흐름을 정리하게 되었네요. 그렇게 16년 다닌 첫번째 직장을 나와 스타트업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다른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도 요청을 받았지만 제 영향이 크게 확장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힘들었지만 매일 글을 쓰고 뉴스레터를 기록하는 이유도 그렇고, 영상을 촬영하는 것도 그렇습니다.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찾았기에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매일 글쓰기를 시작한지 2283일, 이랜드를 퇴사한지 1949일, 내 사업을 하기 시작한지 1293일 매일 매일 조금씩 쌓아가는 중이고요.

작가의 이전글 한 입 리더십 _ 트레바리 시즌 5를 마치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