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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플 백종화 Oct 02. 2024

한 입 리더십 _ 직급을 줄이는 이유 (호칭 파괴)

직급을 줄이는 목적 


(부제 : 행위보다 목적이 중요합니다)



조직에는 직급과 직책이 있습니다. 직책은 책임을 지는 포지션 영역이고 직급은 경력 나이 또는 연봉과 얼라인 되어있는 그레이드를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직급은 사원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임원으로 구분하는 기업도 있고, 선임 책임 수석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직책은 팀원, 팀장, 실장, 본부장, 부문장 등으로 구분하는데 모두 조직의 장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됩니다. 간단하게 구분하면 직급은 경력을, 직책은 권한과 책임을 구분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죠.



그럼 직급은 없고 직책만 있는 조직도 있을까요? 있습니다. 모든 구성원들을 프로라 부르거나, 이름으로 부르고 팀장 본부장 임원 요렇게 직책만 있는 조직이 있습니다. 명함에도 모든 구성원들이 프로라고 동일하게 적혀있죠. 제가 있었던 조직 중에서도 직급이 없고 직책만 있는 조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님, 프로 딱 두가지 호칭으로 불렸었고요. 



직급이 없다는 말은 하나의 직급으로 모두를 통일한다는 말입니다. 1년 차 신입사원이건 30년차 고참이건 부르는 호칭은 똑같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신입사원에게도 oo프로, 20년차 고참에게도 oo프로 라고 불리듯이 말입니다. 저음 스타트업으로 이직했을 때 제가 인재개발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신입사원으로 받았던 후배가 이미 리더로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회의실에서 만났는데, "교관님, 제가 교관님을 부르는 호칭이 이제 종화님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미리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려고요." 라고 해줘서 이곳의 문화를 인지하기 시작했었죠.



그럼 기업에서 직급을 축소하거나, 하나로 통일시키는 의도가 무엇일까요?



직급이 없다는 얘기는 모든 구성원에게 동등한 의견을 낼 기회가 주어진다라는 이야기입니다. 모든 구성원의 의견이 모두 동일한 가치를 가진다는 이야기죠. 신입사원의 말도, 30년차의 말도 마찬가지의 비중을 가진다라고 하면 될까요? 그렇게 신입사원도 자신의 의견, 생각을 서슴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조직을 꿈꾸기 때문입니다. 



5년 아니 10년 전만 해도 '직급 = 경험과 지식' 이라는 공식이 가능했습니다. 조직의 일하는 방식이 지금처럼 다양하지도 않았고 외부의 지식, 스킬들이 천천히 변화하던 시기였기에 조직 안에서 오래 일할수록 능숙해졌기 때문입니다. 오래 일할수록 더 어려운 일들을 맡을 수 있었던 시대이죠. 



하지만 요즘 시대는 지식과 정보, 경험의 울타리가 무너져버린 상황입니다. 누구든지 남들이 모르는 새로운 지식, 중요한 정보를 알 수 있게 된 시대이고, 그 방법은 온라인, 모바일 그리고 회사 밖에 있는 자신만의 커뮤니티가 되죠. 지식과 정보와 경험의 경계가 무너진 이 시기에 직급이 필요할까요? 과장, 차장 또는 책임, 수석이 이야기하는 것들이 무조건 정답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선배들이 모르는 지식과 경험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시대가 되었거든요. 그래서 요즘 시대에는 직급을 떠나 모두가 수평적인 관점에서 의견을 주고받는 조직을 추구하는 중입니다. 과거 히딩크 감독이 게임을 하는 중에는 선배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고 모두가 이름을 부르라고 규칙을 수정한 목적도 여기에 있습니다. 선배의 말이 무조건 옳다는 것을 부정하고, 자신 스스로도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호칭이라는 직급을 파괴해 버린 것이죠. 



직급이 없을 때 단점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 의견이 맞다라고 주장하고 고집을 피우는 것입니다. 특히 최신 지식과 정보에서의 우위는 있지만 경험과 노하우가 없는 주니어들 조차 '자기가 맞다. 내가 알고 있는 게 맞다.'라며 자신의 방법만을 고집하는 경우도 자주 나타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젊은 꼰대라는 말이 나온 이유이죠. 



직급은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 필요한 것은 바로 '의사결정의 기준을 정하는 것' 입니다. 모두의 의견은 이제 동등해졌습니다. 그럼 누구의 의견이 맞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우리 조직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의견이 맞다.' 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의견 중에서 가장 좋은 의견은 우리 조직의 목표 목적에 가장 부합되는 것입니다. 조직의 가장 유익을 주는 의사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라는 이야기겠죠. 



그래서 심리적 안정감이 나올 수밖엔 없었습니다. '모든 구성원이 업무와 관련하여 자신의 의견을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는 조직'이고 '내가 동의하지 다른 의견이 채택되더라도 믿고 따르는 행동'을 보이는 것 말입니다. 



1) 의사 결정을 하기 전까지의 심리적 안전장치를 통해 구성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어야 된다


2) 조직의 목적에 맞는 의사결정을 한다. 즉 성과주의여야 한다


3) 빠르게 실행하고 빠르게 피드백 하면서 의사결정을 다시 한다. 즉 피드백 문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4) 피드백 후 부족한 부분을 학습하는 문화가 다시 전제된다



현재 조직에서 직급과 호칭을 파괴할 때 필요한 네 가지의 하위문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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