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어도 되요.
오늘 갑작스럽게 하늘로 간 친구와 2주전 만났던 친구가 이야기해줬습니다. "너 지금 너무 안 좋아 보여 병원을 가거나 좀 쉬어야 해" 라고 말이죠. 친구가 보기에도 그렇게 안좋아 보였나보네요.
작년 두번의 작은 공황을 경험했습니다. 작년 상반기에 두권의 책을 출간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쌓였던 것 같더라고요. 어느날 작은 컨퍼런스에 참여해서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데, 강의장에 있는 것이 힘들다는 생각을 처음 느끼게 되더라고요. 답답함이 터질듯한 그 느낌이요. 그래서 잠시 강의장을 나와 복도와 외부를 걸으며 잠시 숨을 쉬고 강연을 했습니다.
그리고 여름 2주간의 휴가를 보내며 일과 잠시 떨어져 있었죠. 그런데 하반기 가장 바쁜 11,12월을 앞두고 10월 말에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2달은 집에서도 휠체어를 타고 다녔고, 강의와 코칭도 그랬습니다. 병원에서는 3~4주는 입원하는게 좋다고 했지만 제가 못견디겠더라고요. 그리고 통깁스를 한 그 순간부터 다시 공황증세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깁스를 2시간 만에 해체하고 다시 불안전한 반깁스를 했네요. 그리고 한동안 잠을 자지 못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내 정신은 말짱한데 내 몸이 반응하더라고요. 일반적이지 않은 반응을 말이죠. 그렇게 알게 됐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내 몸이 버틸 수 있는 한계가 작아졌다는 것을 말이죠. 그제서야 인정이 되더라고요.
전 그 누가 보더라도 일을 좋아하고 일에 진심인 사람이었습니다. 일을 못하게 하는 상황이 스트레스인 사람이기도 하고요.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억지로 조정을 해야하더라고요.
지금은 체력도 마음도 좋습니다. 즐겁고 행복하고 적당히 바쁘고요. 잠도 잘 잡니다. '잠시 쉬어도 돼'라는 말을 그렇게 듣기 싫어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일을 조금 더 오래, 즐겁게 하기 위해서 내가 싫어하는 쉼을 가져야 하는 시간이 되었네요.
이런 나를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시간이 지금부터 시작인 것 같습니다. 10년치 눈물을 3시간만에 흘리고서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 힘들면 잠시 쉬어도 된다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