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 리더십 _ 기대하는 모습과 현재의 모습
기대하는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인지하는 시간
(부제 : 메타인지를 찾아가는 과정)
요즘들어 부쩍 눈물이 많아진 딸입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생전 처음으로 수학, 국어, 영어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과외도 한번 경험을 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수준의 눈높이를 알아가기 시작했거든요. 딸이 다닌 유치원, 초등/중학교는 같은 재단인데, 학원을 다니는 것이 금지였습니다. 정말 특별한 사유없이 학원을 다니게 되면 학교를 그만둬야 할 정도로 말이죠. 목적은 선행을 하며 공부에 몰입하는 시간이 아니라, 생각하고 친구들과 토론하며 수행 학습을 하며 습관과 가치관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목적을 아빠, 엄마 그리고 하은이 본인이 모두 동의했기에 그렇게 중학교까지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딸이 목표를 정하더라고요. '아빠, 나 인사팀 대리가 될거야. 그래서 경영학과를 가려고해.' 이 말을 시작으로 하은이는 자신만의 학습 플랜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은 수학이었고 자신이 현재 어느 수준인지를 보고 싶다며 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학원이 하나씩 늘어났고, 자신의 수준을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자주 웁니다. 학원 끝나고 차안에서도 울고, 집에 와서도 울고 일주일에 1~2번은 꼬박 통곡하듯이 울더라고요. 지난주 금요일에도 학원 끝나고 돌아온 아이가 안보여서 찾아보니 자기 방 문 뒤에서 울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 울고있는 하은이 옆 바닦에 앉아서 물어봤습니다.
"속상하지?"
'응'
"뭐가 그렇게 속상했어?"
'나는 숙제도 열심히했고, 잘하려고 하는데 수학 시간에 선생님이 가르쳐주는게 이해가 잘 안돼. 오늘도 같이 배웠는데 나는 못 풀겠는데, 친구는 그 자리에서 쉽게 풀잖아. 내가 더 숙제도 열심히 하고 안빠지고 다하는데 내가 더 못해.'
"하하하하하하" 하고 웃어버렸네요.
'아빠 왜 웃어?'
"하은이가 이런 시간을 100만번은 더 만날 것 같아서."
'그렇게나 많이?'
"응, 학교 다닐 때는 그나마 괜찮아. 그런데 하은이가 일을 하고 회사를 다니기 시작하면 더 그럴거야. 지난번에 아빠가 대학교때 한번도 이기지 못했던 친구 이야기 해줬지?"
'응, 4년동안 한번도 못 이겼다고 했어'
"맞아. 한번은 이겨보려고 했는데 한번도 못이겼어. 거기다 룸메이트였는데 말이야. 그런데 지금은 아빠가 조금 더 유명해졌어. 아빠 한테 강의듣고 코칭받는 사람들이 하버드랑 스탠포드 출신도 있고, SKY 출신도 있는거 알지? CEO도 많고. 그거 아빠가 100만번 울어서 가능한거야"
'아빠도 그랬어?'
"아빠는 노력형이야. 하은이도 노력형이고, 지난번에도 울고 나서 이틀 후에 그 문제 풀었다고 좋아했잖아. 친구보다 하은이가 수학은 느려도 국어랑 영어는 하은이가 더 빠르잖아"
'응'
"다 그래. 지금 하은이는 이전과는 다른 목표를 보게 되는 것 같아.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던 어려운 목표가 생긴거고, 그래서 그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거라고 생각해. 어떤 과목을 빠르게 갈건데, 어떤 과목은 느리게 갈 것 같아."
'그런거야?'
"응 그렇지. 잘 버텨봐. 근데 배고프지 않아? 치킨 먹을까?"
'응'
어려운 기준을 여러번 경험하고 있는 딸과의 대화입니다. 코치로서 그리고 아빠로서 믿어주고 기다려 주는 시간이 참 지루할 때도 있지만, 이 대화 이후 하은이가 보여주는 달라진 모습과 변화를 보면서 즐겁게 다음이 기다려 지기도 하더라고요. 첫번째 시험을 보고나면 또 엉엉 울겠지만 말입니다. 아이는 그렇게 성장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내가 함께 일하는 팀원들도 그렇게 성장한다고 믿습니다. 탁월한 재능을 가진 팀원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팀 리더보다 더 탁월함을 가진 어린 연차의 직원들도 그리 많지 않죠. 리더가 해야 할 부분은 그들이 '이전과는 다른 더 높은 수준의 목표에 도전하는 것을 멈추지 않게 하는 것' 이고, 그들이 지치고 힘들어할 때 '힘이 되어주는 대화와 간식'을 넣어주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살은 많이 찌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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