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 리더십 _ 그냥 해야 하는 시대 (조직문화)

by 그로플 백종화

즐거움과 축하 문화 (Fun & Celebratory Culture)를 생각하다가

(부제 : 그냥 해야 하는 시대)


이랜드에서 엔터BU 인사실장으로 근무할 때 사우스웨스트의 조직문화를 학습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엔터BU는 테마파크와 유람선, 스키장과 애니메이션 회사 그리고 키즈카페 등 5개 법인으로 구성된 유닛이었는데 공통점이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우스웨스트의 FUN 문화 중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해 꽤 많은 시간을 학습에 투자했었습니다. 그런데 학습하다 보니 사우스웨스트의 문화는 FUN이 아니라 회사가 직원을, 동료가 동료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LOVE의 문화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FUN 이라는 다양한 활동들로 풀어내고 있었을 뿐이었죠.


사우스웨스트가 만들어가고 있었던 문화는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을 힘든 의무로만 여기지 않고 즐겁게 만드는 문화였습니다. 회사 차원에서 감사를 표현하고 동료와 함께 자발적으로 서로의 성과를 함께 축하함으로써 사기와 만족도가 올리는 문화였죠. 즐거운 분위기에서는 창의성이 증진되고, 팀원 간 유대감이 강해져 어려운 프로젝트도 긍정적으로 해쳐나가는 동력이 생깁니다. 또한 이러한 문화는 외부에도 밝고 역동적인 기업 이미지를 심어주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약점도 많이 가지고 있더라고요. 재미와 행사가 많으면 업무 집중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행사 준비나 과도한 놀이문화가 업무를 방해하면 본말이 전도될 수 있기도 했었고요. 또한 모든 직원이 다 같은 성향이 아닐 수 있어서, 억지로 참여시키면 반감을 가지는 이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잘못하면 “일보다는 논다”는 인식을 줄 위험도 있기도 했습니다.


사우스웨스트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자발적 참여를 원칙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빈도와 규모를 업무 일정에 지장 없도록 조절했습니다. 또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채용의 기준 중에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힘들어 하는 사람을 채용하지 않으려고 했죠. 내성적인 사람 즉 성격으로 채용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소통을 하지 않는 행동을 보고 채용을 결정한 것이죠. 이유는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소통이라는 행동이 필수였기 때문입니다. 동료와의 소통, 리더와의 소통 그리고 고객과의 소통 말입니다.


이런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재미와 사랑의 문화를 통해 직원 만족과 성과를 모두 잡고자 다양한 활동들을 했습니다. 본사 직원들이 공항 현장에 깜짝 방문해 일선 직원을 위해 음식을 돌리고 직접 비행기 청소를 도와 일찍 퇴근시키는 “컬처 블리츠(Culture Blitz)”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었습니다. 이러한 이벤트로 직원들은 회사의 감사를 느끼고 서로 끈끈해졌으며, 즐거운 근무환경 속에서 높은 서비스 정신을 발휘했습니다. 암투병을 하며 시한부의 삶을 살아가는 동료의 배우자와 가족을 위해 모금을 하고 그들에게 파티를 열어줍니다. 네 일과 내 일을 나누지 않고, 오로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 함께 일을 공유합니다. 기장과 승무원, 정비사 그리고 지상근무자가 서로의 업무를 케어하고 도와주죠. 자녀를 낳을 수 없는 동료가 강아지를 입양했을 때 축하 파티를 열어주기도 합니다. 또 회사 비품을 사야할 때 '꼭 필요한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자기 돈처럼 사용하죠. 이유는 하나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일을 하기 때문' 이죠. FUN으로 접근했던 문화가 LOVE라는 단어로 정리되더라고요. 사우스웨스트가 이런 문화를 필요로 했던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그들은 다른 항공사와는 다르게 저가 항공사로 시작했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직원들이 더 많이 뛰고, 노력하고, 절감해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어려운 비즈니스 환경이기에 동료들간에 더 끈끈함이 필요했던 거였죠. 그렇게 탁월한 조직문화와 탁월한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 지게 되었습니다.


조직문화는 리더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경영의 도구입니다. 리더십은 리더만 사용할 수 있는 도구이지만, 조직문화는 리더가 없어도 운영되는 도구가 되죠. 모든 구성원들이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같은 방향을 보면서 일을 하게 도와주거든요.


그만큼 어렵기는 합니다.


오늘과 내일 그리고 다음주, 큰 공공기관의 부서장님들과 함께 피드백과 원온원에 대한 워크샵을 진행합니다. 오늘은 울산에서 내일은 서울에서 그리고 다음주에는 대전에서


부서장님들께 그런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피드백과 원온원을 리더십으로 바라보지 말고, 조직문화로 바라봐 달라고 말입니다. 피드백과 원온원을 부서장 혼자 하지 말고, 팀원들이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공공기관이지만 할 수 있는 것을 하나라도 찾아보자고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원온원과 피드백을 리더십의 관점에서 가르칩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렇게 해서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아직 인정하지 않으시더라고요.


지금은 공공기관이라서 또는 대기업이라서 또는 작은 스타트업이라서 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이고, 너무 많은 지식과 스킬이 쏟아지는 시대거든요. 학습을 멈추고, 공유를 멈추는 순간 우리는 성장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밖에는 없는 시대입니다. 그냥 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성장 = 생존'이 된 시대거든요.

리더십보다 조직문화로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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