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지치지 않고 일을 하실 수가 있으세요?'
어제 숙대 학생에게 받은 질문입니다. 제 커리어와 모습을 보면서 궁금했던 모양이더라고요. 제가 번아웃을 경험했던 내용도 살짝 공유해줬고, 어떻게 학습하고 일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공유해줬거든요. 가끔 제가 일을 하는 모습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면 '내 에너지는 어디서 오지?' 라고 반문할 때도 있었던 적이 있었으니 타인의 시각에서 나를 볼 때 더 그렇게 느낄 수 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이렇게 질문을 주시는 지인분들께 한결같이 "바쁘고 즐겁게 보내고 있어요" 라고 답변하는 저를 보면서 더 내가 일을 하는 동기와 내 에너지는 어디서 오지? 를 고민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1 내가 일을 하는 의미를 찾아보라
'내가 일을 잘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수없이 여러번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 즉각적으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사람과 조직'에 대한 일이었거든요. 특히 HRer 들에게는 암묵적으로 이런 말도 있습니다. 'HR이 잘하면 구성원들이 불편해 한다.' 라고 말이죠. HR이 일을 열심히 하는 순간, 구성원들은 새로운 제도와 시스템, 문화와 일하는 방식에 적응해야 하거든요. 기준과 원칙을 그 누구보다 사수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 했기에 '왜 내가 CEO도 아닌데, 이걸 지켜내야 하지?' 라고 되묻고 되물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단단해졌네요. 내가 하는 모든 일이 '나와 함께하는 사람과 조직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일' 이라는 것에 확신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 변화의 시작은 '내가 맞아'라는 고집을 내려놓고 '나는 돕는 사람이다' 라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을 때 부터였습니다. '성장과 성공을 돕는 코치' 이 하나의 문장이 백종화 코치를 뚜렷하게 표현하는 순간부터 제가 누군가와 함께 일을 할 때 제 에너지가 유지되고, 또 빠르게 충전되더라고요.
2 내 커리어의 미래를 그려보라
이 과정에서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보게 됩니다. 내가 얼마나 더 많은 사람과 조직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까? 내가 쓰는 글과 책, 내가 만나는 사람들, 내 강의와 코칭을 통해서 변화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진 미래의 회사와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를 그리게 되었죠.
그 과정에서 저는 또 다른 나를 보게 됩니다. 백종화가 아닌, 백하은 제 딸의 모습을 말이죠. 커리어는 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승되더라고요. 내 자녀에게 말입니다. 오늘도 딸을 학교에 데려다 줄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 차안에서 이런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빠, 교회 포도원 선생님이 인사팀이래. 근데 내가 인사팀 대리가 될거라 하니까 사람 만나는게 힘들다고 하던데, 아빠는 왜 안 힘들어 해?' 이 질문을 받고 1번에 써 둔 '일의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를 해줬죠. '하은이도 일을 하는 이유와 의미를 찾게 되면 그때 알게 될거야' 라고 말이죠. 딸이 제 뒤를 잇지 않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미 학교에서 저와 비슷한 행동들을 하고 있더라고요. 자신이 가진 지식과 자료들을 친구들에게 공유하고 있고, 친구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며 나누고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미래의 내 모습은 나 뿐만이 아니라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주는 영향을 그려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크기가 1인분이 아니라 조금 더 커졌을 때 지금의 내 노력들이 조금 더 즐겁고 바빠질 수 있을 거라 믿고요.
3 내 성장을 회고하라
마지막은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해 보는 것' 입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라이브한 모습의 백종화를 지켜본 아내는 제 변화를 한마디로 표현해 줍니다. '오빠 친구들은 보물을 못 알아 본거지. 나는 알아 본거고' 이 한 문장이 제 변화를 표현해 주더라고요.
비즈니스적인 성장 뿐만이 아니라, 인격적인 성장까지도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비교해 보면 내 동기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이유는 힘들고 어려운 목표에 도전했던 사람들은 아직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을 테지만, 목표의 크기만큼 성장했을 테니까요. 10이라는 목표와 100이라는 목표를 가진 사람의 투자와 노력, 에너지가 다르고 동일한 시간이 흐른 후의 결과도 달라질 테니까요. 저는 100이 아니라 1000에 도전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언제나 부족한 상태입니다.
지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잠도 자야하고, 잘 먹어야 하고,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고, 여행과 휴식, 가족과의 대화와 멍 때리는 시간도 필요하죠. 저도 핸드폰 게임을 매일합니다. 로열매치라는 블록깨기 게임인데, 머리를 비우는데 가장 좋은 게임이더라고요. 더이상 깰 수 있는 레벨이 없을 정도로 다 깨서 매번 업그레이드를 기다릴 정도이죠. 그런데 이런 행동들은 내 동기를 아주 조금 채워줄 뿐입니다.
그런데 #일의의미 , #커리어 그리고 #회고를통한성장 을 확인해 보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져보면 더 큰 에너지를 얻게 됩니다. 나 뿐만이 아니라, 조직 구성원 모두가 말이죠.
한번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