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의도와 구성원의 인식
(부제: 한 끗 차이의 리더십)
리더의 의도와 구성원의 인식은 늘 일치하지 않습니다. 리더가 ‘팀의 성장을 위해 도전적인 과업’을 맡긴다고 해도, 그 의도를 기회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부담이나 압박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 작은 해석의 차이는 결국 팀의 몰입도, 관계의 신뢰도, 그리고 성과의 차이로 이어지게 되더라고요. 그 ‘한 끗 차이’를 공유해 보겠습니다.
1 오해가 생기는 경우
① 성격 차이
도전적 성격은 “이건 나에게 주어진 기회야”라고 생각하지만, 안정적 성격은 “왜 나를 힘들게 하지?”라고 느낍니다. 예를 들어, 변화가 잦은 프로젝트를 맡기면 도전형은 성장의 발판으로 삼지만, 안정형은 리더가 자신을 ‘시험대에 올린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② 목적 차이
리더는 ‘조직의 미래를 위한 변화’라고 생각하지만, 구성원은 ‘리더의 실적을 위한 도구’으로 오해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신사업 파일럿을 맡길 때 리더는 “우리 팀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기회”라 생각하지만
구성원은 “자시 승진을 위해서 또 우리를 갈아넣네”라고 느낄 수 있는거죠.
③ 소통이 부족할 때
의도는 말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리더가 “이번 과업은 네 커리어를 확장할 기회야”라는 설명 없이 “이번 프로젝트 네가 맡아”라고만 하면, 그 한 문장은 지시와 명령처럼 들릴 뿐입니다.
④ 갈등 관계에 있을 때
이미 감정적 거리가 있는 상태에서는 같은 말도 다르게 들릴 수 밖에는 없습니다. “이번에는 네가 맡아줘.”라는 말이 ‘신뢰의 표현’이 아니라 ‘떠넘기기’로 해석되기도 하죠.
⑤ 리더의 일관성이 없을 때
어제는 칭찬하다가 오늘은 무시하고, A에게는 맡기고 B에게는 빼앗는 식의 예측 불가능한 리더십은 구성원에게 불안감을 줍니다. 이럴 때는 어떤 의도도 신뢰받기 어렵습니다.
2 이해가 일어나는 경우
① 목적과 방법이 일치할 때
리더의 의도(조직의 목표)와 구성원의 방향(개인의 성장)이 같을 때 구성원은 ‘같은 배를 탄 동료’로 인식합니다. 예를 들어, 리더가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번 커리어 미팅 때 네가 하고 싶다고 말했던 브랜드 리더십을 미리 연습해보는 기회가 될거야”라고 말하면 구성원은 과업을 ‘부담’이 아닌 ‘연습’으로 인식합니다.
② 리더의 의도와 구성원의 유익이 연결될 때
“이번 경험이 너의 경력 성장에 직접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는데 어때?”처럼 구성원에게 ‘이 일이 나에게 왜 의미 있는가’를 연결해주는 대화가 있을 때 리더의 의도가 곧 동기부여가 됩니다.
③ 구성원의 어려움이 리더에게 공유될 때
“이 일 쉽지 않을 거 알아. 우리 중에 아무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거든. 그래서 내가 매주 1번씩은 정기적으로 1ON1을 하면서 도와줄 부분이나 함께 토론할 부분을 찾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 같이 해보자.” 이 한 문장은 ‘동반자 리더십’을 만듭니다. 리더를 ‘스폰서’로 인식될 때, 도전은 협력으로 바뀝니다.
④ 신뢰의 히스토리가 있을 때
이전에 리더가 맡긴 일이 내 성장으로 이어졌던 경험이 있다면, 구성원은 다음에도 신뢰를 기반으로 해석합니다. “지난번처럼 이번에도 내가 배울 게 있겠지.” 라고 말이죠.
⑤ 리더가 ‘왜’를 먼저 설명할 때
“내 관점에서 왜 이 일을 맡기는지”, “조직 / 고객 관점에서 이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 ‘WHY’가 먼저 전달될 때, 구성원은 리더의 의도를 이성적으로 이해합니다. ‘WHY 없는 지시’는 의도를 흐리게 만들지만, ‘WHY 있는 대화’는 신뢰를 키우게 만들거든요.
3 이해와 오해가 만드는 결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 2019)에 따르면 리더의 의도를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구성원은 그렇지 않은 구성원보다 몰입도(engagement)가 31% 높고, 성과 달성률은 25% 이상 높다고 합니다. 반면, 리더의 의도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조직은 불신으로 인해 이직률이 37% 증가하고, 성과 피드백 순환이 절반 이하로 감소한다고 하죠. 즉, 리더의 의도는 ‘결과의 방향’을 결정하고, 구성원의 인식은 ‘결과의 속도’를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맞춰가는 작업’을 해야 한다. 리더의 의도는 마음속에 있고, 구성원의 인식은 현장에서 드러납니다. 이 둘이 만나는 지점은 반복되는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1) 의도를 말하라.
“이번 과업의 목적은 너를 시험하기 위한 게 아니라, 네가 더 큰 과제를 맡을 수 있는지 함께 확인하기 위한 거야.”
2) 반응을 들어라.
“이 일 맡는 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을 텐데, 어떤 부분이 걱정돼요?”
3) 감정을 인정하라.
“그럴 수 있죠. 새로운 일이니까 불안할 수 있어요.”
4) 의미를 공유하라.
“이 일 끝나면, 네가 우리 팀의 성장 스토리를 대표하게 될 거예요.”
리더십은 결국 의도의 투명함과 인식의 일치율을 높이는 과정입니다. 리더가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어도 그게 오해로 전달되면 신뢰는 무너집니다. 반대로, 구성원이 리더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맥락과 감정을 함께 공유하면 팀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리더십의 핵심은 완벽한 의도가 아니라, 그 의도를 ‘같이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노력’입니다.
리더십은 내가 아닌, 구성원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