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의 크로노스
(부제 :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때가 있습니다.)
코칭을 할 때도 그랬고,
직장에서 리더로 있을 때도 그랬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 내 앞에 있는 한 사람에게만 잘 보이거나 이 사람만 속이면 된다고 생각하더라고요. 강아지가 머리만 쏘옥 숨기면 자신이 어디에 숨었는지 들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내가 잘 속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 사람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제 성격은 '사람의 말을 믿지 않는다' 입니다. 논리적이고 경험한 것을 믿는 제 타고난 기질의 영향이기도 하고, 어릴 적 사랑을 받기만 해도 좋은 나이에 외톨이처럼 버려짐의 시간이 있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다행이도 그렇게 만들어진 제 논리적인 생각과 감정들이 지금의 제게는 꽤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저와는 반대로 표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가족과 함께하며 조금씩 더 사람다워지는 모습이 보이는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저는 제 경력에 비해 오랜 시간 CEO와 임원 그리고 수많은 팀장과 핵심인재들과 성장과 성공에 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회사에서 그런 기회가 많이 주어졌고, 그 시간들이 나를 코치이자 리더십 작가와 강사로 만들어줬거든요. 지금은 회사원일 때보다 더 다양한 리더들과 인간군상들을 만나곤 합니다.
누군가의 성장을 바라보며 내가 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를 느끼는 시간들이 많아서 '바쁘지만 행복한 시간'들을 대부분 보내고 있고요.
하지만 모든 것이 행복한 결말에 이르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내 노력과 내 믿음이 철저하게 무너지는 경우들도 많거든요. 특히 코칭을 할 때는 더 그렇습니다.
몇 년 동안 '스스로의 부족함을 드러내고, 변화하려고 노력한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 이 있습니다. 그중 많은 사람들이 그 변화를 행동으로 옮기죠. 그런데 반대의 사람들도 있습니다.
나와의 코칭 세션에서는 '부족함을 인정하고, 변화와 학습을 다짐'하지만, 정작 제가 없는 자신의 조직으로 돌아가면 '코칭 세션에서 자신의 말과 행동을 다 잊고, 이전보다 더 부정적 영향을 주는 행동을 반복하는 사람들' 도 많더라고요.
솔직히 리더십 코치로서 가장 기운이 빠지는 시간이기도 하고, '내가 왜 더 성장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내 시간을 써야하는데, 지금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까?' 라는 고민에 빠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하더라고요.
조금 더 기다려야 하기도 하고요.
카이로스(Kairos)는 '하나님의 원하는 시간' 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목적과 뜻이 성취되는 의미의 시간, 결정적 순간을 말하죠.
반대로 크로노스(Chronos)는 '내가 원하는 시간'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이 계산하고 기대하는 연대기적 시간 또는 내가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하는 순간을 말하죠.
'우리는 크로노스 안에서 조급해지고, 카이로스 앞에서 기다림을 배웁니다.'
코칭을 이야기하다가 카이로스와 크로노스를 표현하는 이유는 신앙이 제게 준 여러 의미있는 리더십 때문입니다.
내 시간, 내 노력 그리고 내 지식과 마음을 다해 누군가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일이 제가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성장과 성공을 크로노스의 관점에서 보면 저는 조급해 지더라고요. '왜 한다고 하고 안하지?' '왜 이해했다고 하면서 행동으로 옮기지 않지?' 라는 조급한 생각들이 나를 뒤덮더라고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크로노스의 시간 안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성장과 성공을 내 방법으로 만들어 가려고 했죠.
40대 중반을 넘어 50에 가까운 나이가 되고
신앙적인 삶을 조금씩 더 살아가며 예수를 닮아가려는 생각을 조금씩 더 하다보니 이제는 내 시간이 아닌 카이로스, 하나님이 허락하신 그의 성장과 성공의 시간을 기다리는 것도 훈련이 되더라고요.
솔직히 요즘은 조금 힘이 들기도 합니다.
내 마음과 다르게 성장과 성공과는 반대의 길을 가는 리더분들이 많이 보이거든요. 안타깝고 아쉽죠.
하지만 그분들에게도 카이로스의 시간이 올거라 믿고 기다리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코칭과 지식 전수, 그리고 솔직한 피드백과 공감을 전하는 방법밖에는 없더라고요. 기도와 찬양 까지도요.
그래서 요즘 저도모르게 안하던 행동들을 조금 더 하기 시작했습니다. 코칭을 했었던 분들, 나와 연결되어 있는 분들에게 그냥 연락을 하고 안부를 묻는 행동들이더라고요. 그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쉽게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나는 지금 카이로스의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크로노스의 시간을 보내고 있나요? 신앙의 언어이지만, 꼭 그렇지많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냥 오늘은 리더십이 아닌, 제 마음을 기록하고 싶은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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