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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플 백종화 Mar 05. 2022

스타트업 _ 스타트업에 없는 2가지가 만들어 낸 문화

역설적인 스타트업의 조직문화 


스타트업의 조직문화와 인재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환경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을 돌아보다 보면 참 역설적인 모습이 생기더라고요. 


초기 스타트업에는 크게 2가지가 없습니다. 

하나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여유입니다. 


1. 사람이 없는 스타트업

스타트업은 초기 친구, 친구의 친구 그리고 가족이 모여 회사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15명이 넘어서는 시점부터 몰랐던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하죠. 

일단, 사업은 시작했지만 사람이 없습니다. 나를 가르쳐 줄 사수도 없고, 사수가 없는데 직무 전문가가 있을리가 없죠. 그런데 일은 제대로 하고 싶고, 발견한 문제도 해결하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초기 스타트업에는 수평적 조직문화와 학습 문화가 형성됩니다. CEO도 처음이라 잘 모르고, 마케터도 마케팅에 대해 잘 모르거든요. 그래서 서로가 모른다고 손을 들고, 물어보기도 하죠. 또 친구나 친구의 친구이기 때문에 편하게 피드백을 주고 받고, 금세 풀어버리기도 합니다. 


2. 여유가 없는 스타트업 

초기 스타트업을 할 때 돈을 풍족하게 가지고 시작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몇 달, 또는 몇 년을 월급없이 살기도 하고, 가난하게 하루와 한달을 버티며 살아갑니다. 

그런 스타트업의 생명줄을 연장시켜 주는 것은 투자죠. 그런데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무엇하나 가능성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서 초기 스타트업은 자신들이 정한 가설과 그 가설에 맞는 지표 하나를 증명하기 위해서 몰입합니다. 목숨을 거는거죠. 


그 지표를 만들어내야 다음 투자를 받을 수 있고, 그 투자를 받아야 6개월에서 1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번 더 도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변심하는 스타트업 

그런데 시리즈 투자를 받기 시작하게 되면 조금 다른 양상이 시작됩니다. 몇 십억, 몇 백억 또는 몇 천억의 투자를 받는 순간 스타트업에는 사람들이 많이 생깁니다. 업계 전문가가 들어오기 시작하고, 매일 또는 매주 새로운 멤버들이 들어옵니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직무와 부서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죠. 


속도가 생명이었던 스타트업에서 속도가 약점이 되는 순간이 오는 것입니다. 또 수평적 조직이자 묻고 배우고 피드백을 주고 받는 성장문화가 사라지고, 평가 문화가 생기기 시작하게 되죠. 이유는 내가 모르는 사람이 생겼고, 내가 모르는 과업이 생기면서 나와 함께 일하는 동료가 누구인지 모르게 되고, 누가 잘하는 사람인지 모르게 되는 순간이 되었거든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새로 들어온 리더와 전문가들은 스타트업의 문화가 아닌, 과거 자신들이 몸담았던 큰 조직의 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무차별적으로 대입하기 시작합니다. 


또 자본이 풍족해 지면서 시간과 돈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절박함이 아닌, 투자에 집중하고, 기존과는 다른 낭비하는 문화가 생겨나기 시작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초기 스타트업의 멋있는 모습은 '결핍'에서 시작되었지만, 반대로 '결핍'이 해소되는 순간 스타트업은 꿈은 크지만 문화와 일하는 방식은 우리 주변에 흔하디 흔한 작은 기업처럼 되어버리고 말거든요.


4. 스타트업이 '결핍'이 해소되도 스타트업으로 남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의 초기 정신이 행동과 의사결정에 그대로 남아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대로 결핍을 경험해라가 아닌, 큰 조직이 되었어도 필요한 수평적 조직, 빠른 실행과 피드백 문화, 성장과 학습 문화, 비전과 목적 그리고 목표를 지향하는 문화를 유지하는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CEO가 구성원들과 함께 Culture를 최우선 과업으로 삼고 관심을 가지면 되는거죠. 그리고 Culture를 함께 지켜나가는 리더들을 양성하고 늘려갈 수 있다면 성장하는 과정에서 조금은 더 단단한 조직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바라보는 스타트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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