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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 치료 2일차, 성장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by 그로플 백종화

성대 치료 2개월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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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보톡스 2회, 음성 치료 2회를 받았습니다. 보톡스는 얼굴에 놔주셨으면 좋겠는데 목 안쪽 근육에 4방을 넣어주십니다. 이유는 간단하더라고요. 제가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근육에 필요 이상으로 힘을 줘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말할 때 힘을 빼는 연습을 강제로 시켜 주는 것입니다. (아쉽게도 미용 효과는 없었습니다. )



진단을 할 때 다양한 검사와 수치, 그리고 제가 발성할 때 제 성대와 근육의 모습들을 보여주십니다. 그리고 정상적으로 성대와 근육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여주며 제가 목을 어떻게 잘 못 사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죠. 이해하는데 10분도 안걸렸습니다.



대신 잃은 것도 있습니다. 노래를 부를 때 '라~~' 이상으로는 음이 안 올라가더라고요. 큰 소리로 다른 사람을 부르는 것도 안됩니다. 그저 잔잔하게 힘빼고 강의하고, 코칭하고, 대화하는 것은 가능하지만요. 행동이 바뀌니 얻는 것도 있지만, 잃는 것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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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치료는 다양하게 배우고 있습니다.


첫날은 목 근육과 뼈의 모양을 인지할 수 있도록 사진을 보여주시고, 먼저 선생님이 제 목 근육을 구분해서 만져주셨고, 발성과 함께 마사지 하는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혼자서 연습해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3주가 지난 오늘, 2번째 치료에서는 과제로 내준 연습을 했는지 안했는지 검사 하셨습니다. 몇 번 했기에 망정이지 안하고 갔으면 혼났을지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리고 지난번 치료의 복습과 함께 새로운 과제를 부여받았습니다. 복식 호흡을 하며 후두 마사지 하는 것, 호흡 유지 및 구강 개방하며 발성하는 방법, 복식 호흡을 하며 LIPTRILL하는 방법, 하품과 한숨쉬며 말하는 방법 같은 것들을 말이죠.



스스로 해보라고 했다면 절대 찾지 못했을 치료들을 전문가가 알려주고, 시범을 보여주고, 제가 체득할 수 있도록 여러번 반복해서 시켜봅니다. 그리고 피드백을 주고 다시 행동을 교정하죠. 그리고 또 숙제를 받았습니다. 2주 후 검사하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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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하기 시작한지는 45년이 되었고, 사내 강사이자 코치로 또 교육팀으로 강의를 하기 시작한지는 16년이 지났습니다. 독립한지도 벌써 2년이 지나 3년차가 되었는데, 이 정도면 말하는 전문가 아닌가요?



그런데 제가 모르는 미지의 세계들이 있더라고요. 지식도, 경험도, 스킬도 무지막지하게 부족한 영역입니다.



일을 하면서 '개인이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모르는 것을 잘 아는 사람에게 진단받고, 배워야 겠죠. 또 내가 해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실행해 보기도 해야하고, 또 어설픈 모습을 보이며 또 훈련하고 피드백을 받아야 합니다.



과거에는 이런 역할을 리더가 해줬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리더도, 팔로워도 서로에게 이런 역할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리더가 communication이 아니라 conversation을 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리더와 팔로워 모두가 정답을 알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이죠.



오늘도 어설프지만 새롭게 말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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