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받는 리더

by 그로플 백종화

미움받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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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 있을 때 회사에서 처음으로 '매니저를 양성하는 과정'을 설계하고 실행했었습니다. 그 과정은 매니저분들에게 '선택 학습'으로 제공했었죠. 그런데 참여율이 60% 정도 밖에는 되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종화님. 너무 듣고 싶은데 바빠서요.'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얼마나 바쁘길래 이미 1년 일정을 모두 공유하고, 한 달에 4시간 빠지는 일정 조율이 안될까?'라는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스타트업에 이동해서 '꼰대' 소리를 듣지 않아야지 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적용한 것은 그들의 시간에 맞춰주자 였습니다. 워크샵이 끝나고 다음 학습을 진행하기 전까지 참석하지 못했던 매니저들과 1 ON 1 으로 모든 학습을 알려줬습니다. 한번은 1주일 동안 동일한 과정을 7번 강의한 적도 있더라고요. 모두 1 ON 1 으로 말이죠. 어쩌면 매니저 양성 과외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재미있게도 '종화님 꼭 이렇게 까지 해야 해요?' 라며 미워하던 매니저들의 군소리외에 이렇게 반복했던 1 ON 1 학습은 제게도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다른 일정을 잡지 못하고 동일한 과정을 반복해야 했던 약점은 있었지만, 3~4번 심할 때는 7~8번까지도 같은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제가 대부분의 내용을 기억하고 쉽게 꺼내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매니저 1명에게 집중을 하다 보니 각 매니저의 특징을 알게 되어서 친해지기도 했고, 개인에게 맞는 방법으로 바꿔서 알려줄 수 있게 되었죠. 이 과정을 1년 6개월 정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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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이때 매니저 학습을 했었던 매니저와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직을 한 매니저와 독립을 한 제가 만나서 말이죠. 그때 매니저님은 이렇게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때 배웠던 리더십과정을 이력서에 기록해두고 있어요. 리더들도 이런 과정을 많이 못 배우다보니 다들 관심을 가져 주시더라고요.'



또 다른 회사로 이직한 매니저는 '그때 배웠던 내용들이 지금 적용되고 있더라고요. 지금은 그때 교재를 다시 펼쳐보면서 적용하고 있어요. 그때 배워두길 잘한 것 같아요.' 라고 이야기를 해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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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매니저 해보실래요? 그럼 리더십에 대해서는 제가 알려드릴께요.' 라는 제 제안을 거부했던 동료가 '그때 종화님이 제안했을 때 받았어야 하는데, 아쉬워요.' 라는 말을 다른 동료에게 해줬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제 제안을 '아직은 매니저 준비가 안 되어서, 아직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하고 싶어서, 아직은 부담이 되어서.' 라는 말로 거리두기를 하셨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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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로 있을 때 나름 친밀한 관계를 형성했었지만, 그 반대로 많은 미움을 받았던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되돌아 보니 그 이유가 하나 문득 떠오르더라고요.



'현재를 중요하게 여기는 구성원'과 '다음을 준비하려고 하는 리더'의 차이에서 말이죠.



저는 사람과 조직을 성장시키는 일이 좋아서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했습니다. 나름 대기업에서 인사 팀장, 인사 실장, 비서 실장을 경험했고, 다름 레벨로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었음에도 130여명이 있는 스타트업의 팀원으로 이직한 이유는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내가 가진 가치관을 공유하면서 말이죠.



그래서 조금 미움을 받기도 합니다. 현재보다 미래를 바라보거든요. 대신 시간이 조금 지나면 제가 왜 그렇게 제안하고 시간을 사용했는지를 알아 주시는 분들이 많아지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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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어쩌면 구성원들에게 미움받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아니, 미움받을 행동을 계획적으로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 미움의 근본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고 '성장과 성공'을 위해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일하고 학습하고 피드백 하는 것이 되어야 겠죠.



인격적으로 미움받는 것이 아닌, 미래 지향적 행동으로 인해 미움받는 리더들이 많아 질수록 어쩌면 조직은 더 빠르게 성장하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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