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에게 좋은 감정을 남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모든 상황에서 성공하는 것도 불가능하죠.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이미 이 세상은 그런 사람들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을 겁니다.
나의 성장 과정을 돌아봐도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더라고요.
어제는 신입사원 때의 내 모습부터 성장하는 과정의 내 모습을 많이 봤던 선배님과 오랫만에 만나 수다를 했습니다.
이때 나온 이야기 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포근하게, 친근하게, 서포트하는 백종화' 와 '자신이 가진 정보를 바탕으로 정답이라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는 백종화' 라는 두가지 얼굴의 모습이 나왔습니다.
선배의 이야기는 이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포근하고, 친근한 백종화를 기억할거야. 그리고 잘 도와주는 백종화를 기억할거고, 실제 그런 행동을 많이 했었으니까. 그런데 내가 아는 백종화의 모습 중에 '다른 사람을 백종화의 기준에서 평가하는 교만한 백종화'도 있어. 그 모습이 보일 때면 백종화의 상태를 알 수 있었지" 라고 말이죠.
너무 동의되는 말이죠. 이 선배님을 만날 때 마다 듣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성장 과정에서 남들보다 빠르게 기회를 받았고, 그 기회를 통해 성장했고 잘한다고 믿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내가 정답이라고 생각했고, 내가 모르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지만 그것은 부정하며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누가 핵심인재인지? 누가 임원이 될 수 있는 사람인지? 누가 사장 후보가 되어야 하는지?' 를 평가하고 다녔거든요.
선배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그리고 나서 지금의 백종화가 있는 거지. 스스로의 강점과 약점을 구분할 수 있는 백종화.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고 있는 백종화. 지금처럼 그거면 된거 아닌가?"
과거의 나를 돌아보면 '이불킥 찐하게' 하고 싶은 날도 많았고, 쥐구멍 속으로 빨리 들어가서 얼굴만이라도 가리고 싶은 시절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그걸 몰랐더라고요. 그저 내가 정답이라고 생각했을 때였으니까요.
번아웃도 경험하고, 수많은 실패도 경험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서야 조금은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내가 모르는 것을 구분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때가 벌써 5년 전의 저였습니다.
지금은 그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물어봤을 때 '성장할 수 있게 도왔던 동료' '성장하려고 노력했던 동료'로 기억되면 좋겠다는 바램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