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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a Jan 11. 2023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은 근본이 있다

윤하도 이제 어리지 않구나 ㅎㅎ

LA에서 오렌지카운티로 내려오는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요즘 노래를 좀 들어볼까 해서 유튜브 뮤직에게 뉴진스 노래를 틀어달라고 하니, ditto, attention 등등 몇 곡이 나오다가 자동재생으로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이 나왔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윤하 노래였는데 너무 좋았고, 너무 근본이 느껴졌다.


사건의 지평선이란 노래가 근본이 있는 이유는 윤하가 일평생 해오던 것들 중 잘하는 것들을 잘 다듬어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윤하는 기본적으로 J Pop스러운 음악을 하는 가수다. 일본에서 데뷔를 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초창기에는 한국어와 일본어 두 가지 버전으로 노래들도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건의 지평선은 일본 스러운 음악의 정수이다.


음악이 일본 스럽다는 것은 무엇일까?

필자는 멜로디와 빌드업이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멜로디는 필자가 음악 전공자가 아니어서 기술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대략 여자 중학생 정도의 목소리로 "있잖아, 우주에는 코끼리가 있대" 같은 낯선 문장을 읊조릴 때 배경음악으로 깔리기 좋은 노래들이 일본 스러운 음악이다.


예전 윤하 노래 중에 "추억은 아름다운 기억"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이 노래가 참으로 그러하고, 보아의 온리 원이나 메리크리도 마찬가지이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BktO1q7bn6Q&ab_channel=%EC%BF%A0%EC%98%A4%EB%A0%88)


또 하나는 빌드업인데, 일본 음악이나 영화, 소설 등에서 자주 등장하는 방식인데, 낯선 지식을 일상에 대입하는데, 전혀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주지 않아서 듣는 이로 하여금 응? 하는 관심을 이끌어낸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도 그렇고 초속 5cm도 그렇다.


있잖아, 어떤 사람이 날 먹으면, 난 그 안에서 영원히 살게 된대,라는 콘셉트로 쭉 밀고 나가는 스토리에 제목은 과감하게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있잖아, 벚꽃이 자유낙하하는 속도는 초속 5 cm래,라는 콘셉트로 쭉 밀고 나가며 제목은 "초속 5 cm".


있잖아, 사건의 지평선 너머로 들어가면 밖에서는 볼 수 없대,라는 콘셉트로 밀고 나가며 제목은 "사건의 지평선".


이런 빌드업은 J Pop 근본이다.


스토리와 멜로디는 윤하가 제일 잘하는 일본식으로 짰고, 사운드는 개인적으로 서태지의 Take 5가 생각났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wC0te1kBENg&ab_channel=yewtree0827)


서태지 역시 (미국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일본 음악 영향을 많이 받았으니, 전체적으로 한 카테고리라고 봐도 되는 것 같았다.


이것이 사건의 지평선을 들으면서 좋다고 느낌과 동시에 생각한 이유들이었다.

왜 좋을까? 멜로디, 빌드업, 사운드 3박자가 어우러지는 근본이 있어서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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