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가 되기 전에 세네번 신청을 했었는데 항상 거절당했었다.
"브런치를 보니 전부 snobby한 글들 뿐이라서, 담백한 뻘글을 쓰고싶다"라고 말했다가 거절당했다.
그 때가 이미 1년 전인데, 당시에는 나름 글에 대한 열망이 있었는데, 지금은 조금 식어버렸다.
S전자 마케터인 친구는 대충 설명을 써서 보냈더니 작가가 되었고, 그 이후로 정작 글은 한 번도 쓰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무튼 그 친구의 조언대로 "스타트업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살아가면서 경험하고 느끼는 것들을 공유하고 싶다"라고 썼더니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에는 기본적으로 허세가 가득한 글들만 있는 것 같다고 느꼈던 것이 근거없는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다.
서비스 자체적으로 작가 필터링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나하고는 지향점이 안맞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느낌을 가졌던 때가 또 있다.
구직 인터뷰를 많이 해본 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단골 질문중에 하나가 "3년 뒤에 xxx씨의 모습을 어떻게 보시나요?" 류의 질문인 것 같다.
아마 그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나와 다른 부류의 사람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으니까 질문을 하는 것이리라고 좋게 생각하고 싶다만, 나는 크게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봤거나, 혹은 해봤더라도 인터뷰하는 사람과 공유하고 싶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었다.
3년 뒤엔 여기 없을 것 같은데, 내지는 3개월 미래의 내 모습도 모르겠는데,
따위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공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자연스레 거짓말을 하게 된다.
거짓말하는 능력까지 보는 것이 인터뷰라면 할 말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무의미한 질문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약간의 거짓말로 브런치의 작가가 되었으니,
스타트업에 다니는 데이터 분석가로서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충실하게 공유할 수 있는 수단을 찾게 된 것에 만족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