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recyclabl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lia Mar 21. 2018

거짓말

브런치 작가가 되기 전에 세네번 신청을 했었는데 항상 거절당했었다.


"브런치를 보니 전부 snobby한 글들 뿐이라서, 담백한 뻘글을 쓰고싶다"라고 말했다가 거절당했다.


그 때가 이미 1년 전인데, 당시에는 나름 글에 대한 열망이 있었는데, 지금은 조금 식어버렸다.


S전자 마케터인 친구는 대충 설명을 써서 보냈더니 작가가 되었고, 그 이후로 정작 글은 한 번도 쓰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무튼 그 친구의 조언대로 "스타트업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살아가면서 경험하고 느끼는 것들을 공유하고 싶다"라고 썼더니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에는 기본적으로 허세가 가득한 글들만 있는 것 같다고 느꼈던 것이 근거없는 생각은 아니었던 것 같다.


서비스 자체적으로 작가 필터링의 기준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나하고는 지향점이 안맞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느낌을 가졌던 때가 또 있다.



구직 인터뷰를 많이 해본 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단골 질문중에 하나가 "3년 뒤에 xxx씨의 모습을 어떻게 보시나요?" 류의 질문인 것 같다.


아마 그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나와 다른 부류의 사람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으니까 질문을 하는 것이리라고 좋게 생각하고 싶다만, 나는 크게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봤거나, 혹은 해봤더라도 인터뷰하는 사람과 공유하고 싶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었다.


3년 뒤엔 여기 없을 것 같은데, 내지는 3개월 미래의 내 모습도 모르겠는데,


따위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공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자연스레 거짓말을 하게 된다.


거짓말하는 능력까지 보는 것이 인터뷰라면 할 말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무의미한 질문이 아닌가 싶다.


아무튼 약간의 거짓말로 브런치의 작가가 되었으니,


스타트업에 다니는 데이터 분석가로서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충실하게 공유할 수 있는 수단을 찾게 된 것에 만족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게임의 외재적 효용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