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recyclable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lia Nov 01. 2023

박진영만 한 아티스트는 없다

2♡와 니가 사는 그 집

서태지 이전에 한국 음악계에 획을 그은 아티스트라면 조용필이 있을 테고,

서태지 이후라면 박진영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워낙 팔방미인형이라 작사 작곡 노래 춤 다 훌륭하지만, 필자가 박진영을 정말 훌륭한 아티스트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소재 선정의 과감함에서 오는 것 같다.


워낙 유명한 "섹스는 게임이다"

너무나도 유명한 섹스는 게임이다부터 시작해서, 작품세계만 봐도 굉장히 과감한 곡들이 많다.


박지윤의 성인식, 본인의 엘리베이터 안에서 등 가히 충격적이라고 할 수 있는 노래들이 많았고 야한 퍼포먼스도 상당히 많았다.


그렇지만 그냥 야한 곡이라면 박진영 말고도 쓸 수 있는 사람이 많을 테니, 이것만으로 박진영의 예술성을 논하기는 아쉽다.


필자가 예전부터 생각했던 박진영의 예술성을 뽐내는 노래 두 곡은 2005년 발매된 GOD 7집의 2♡(투 러브라고 읽으면 되는 듯)와 박진영 본인의 마지막 정규 앨범인, 2007년 발매된 7집에 수록된 니가 사는 그 집이다.


2♡: https://www.youtube.com/watch?v=JZJSoa8wq54


투러브 가사는 한 남자가 두 여자를 좋아하는 마음을 얘기하는 건데, 쉽게 말하면 바람피우는 남자의 변명을 늘어놓는 노래이다. 당연히 발매 당시에도 싫어하는 사람도 많았고, 그다지 인기가 있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아마도 바람을 피우는 사람은 이런 감정을 품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런 감정을 대중가요에 담아내는 스킬과 대담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니가 사는 그 집: https://www.youtube.com/watch?v=XUhblER8_bo


니가 사는 그 집이, 윤리적으로 보면 투러브보단 좀 낫고, 변태스러움으로 보면 투러브보다 더 심한 것 같다. 이 노래는 헤어진 옛 애인을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고 집까지 쫓아가서 그 집이며 니 애며 니 차며, 다 나와 함께 꾸렸어야 하는 인생인데!!! 라면서 괴로워하는 내용이다.


한국에서 이런 소재로 메인스트림에서 음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앞으로 몇 년이 더 지나야 나올까?


꼭 미묘한 감정을 말해야 좋은 작품일까?라고 한다면 당연히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런 미묘한 감정도 존재하는 감정임을 인정하고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인가?에 대해서는 맞다고 생각한다.


아티스트도 결국 사람이라 사회적인 시선도 있고, 가족들의 평가도 있고 등등 어려운 부분이 많을 텐데, 이렇게 작품으로 만들어줘서 이야깃거리도 생기고, 실제로 노래도 꽤 좋다. 그러므로 훌륭한 아티스트라고 생각이 된다.


덕분에 필자도 이렇게 글 하나 싸고..ㅎㅎ


아무튼 이 두 노래를 만약 모르셨던 분들이 있었다면 이 기회에 꼭 들어보시기 바란다.


PS: 박진영의 "니가 사는 그 집"에 대해서 마이노스라는 언더그라운드 래퍼가 답가?를 만든 곡이 있는데, 제와피가 여자를 쳐다볼 때 그걸 또 집에서 쳐다보는 남편의 시점에서 서술한 노래다. 이 노래도 재밌으니까 같이 추천...


https://www.youtube.com/watch?v=XyT0_muxIxE


매거진의 이전글 마른인간 에피소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