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나만 노력하는 대화, 언제까지 해야 할까?

기록하는 엘리의 감정 기획 시리즈

by 기록하는 엘리
기록하는 엘리의 감정 기획 시리즈


“왜 나만 이렇게 애쓰고 있지?”

그 사람과의 대화가 늘 이런 생각으로 끝나곤 했다.

처음엔 관계를 잘 이어가고 싶어서 더 다정하게 말을 걸었고,

무뚝뚝한 반응이 돌아와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내가 먼저 웃으면 따라 웃겠지.”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은가 보다.”

“부담 없이 가볍게 얘기해보자.”

하지만 대화는 늘 혼자만의 노력으로 끝났다.

질문은 내 쪽에서만 이어지고, 답변은 짧고 간단했다.

상대는 미소를 지어도, 대답을 해도… 마음의 문은 열지 않았다.


친해지고 싶은 마음, 전달되지 않는 순간들

함께 일하는 관계든, 오랜만에 만난 친척이든,

누군가와 잘 지내고 싶을 때 나는 ‘진심을 담은 말’을 건넨다.

칭찬도, 공감도, 대화 주제도 신중하게 선택한다.

그 사람을 더 알고 싶고,

대화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길 바라니까.

하지만 어떤 사람은

‘좋게 얘기해줘도 깊이 들어오지 않는다.’

‘칭찬도, 관심도 부담스럽게 여긴다.’

‘사적인 이야기에는 단답형, 관심을 돌리거나 회피한다.’

그럴 땐 속상함보다 허탈함이 밀려온다.

내가 노력한 만큼, 그 사람도 조금은 마음을 내어주길 바랐기에.


관계에도 속도가 있다

사람마다 대화의 온도와 속도는 다르다.

어떤 사람은 가벼운 인사에도 금방 마음을 열고,

어떤 사람은 오래, 조심스럽게 두드려야 한다.

상대가 말을 아낄 때는

그 사람의 기질일 수도 있고,

마음의 에너지가 떨어진 상태일 수도 있다.

내가 아무리 진심을 담아도,

상대가 준비되지 않았다면 그건 타이밍이 맞지 않는 대화일 뿐이다.

그걸 깨닫고 나니,

내 진심을 억지로 증명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알게 됐다.


대화는 ‘나를 궁금해할 때’ 시작된다

관계란 결국 서로 궁금해하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상대가 나에게 말을 걸고,

나도 그 이야기를 궁금해하고,

그 안에서 공감이 피어난다.

만약 내가 먼저 묻고 또 묻는데도,

상대는 단답형으로만 대답하고 마음을 닫는다면?

그건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직 그 사람에게 “나도 너를 알고 싶어” 라는 신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럴 땐 ‘대화를 멈추는 용기’도 필요하다.

억지로 친해지려 애쓰는 대신,

조용히 물러나 관찰하는 여유도 관계를 지키는 방법이 된다.


오늘의 나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나는 왜 이 관계에서 더 많이 노력하고 있을까?

이 대화를 통해 바라는 건 무엇이었을까?

혹시 상대에게도 말을 아낄 이유가 있었던 걸까?

지금은 기다림이 필요한 순간 아닐까?


기록하는 엘리의 감정 기획 시리즈: 마음의 거리도 기획할 수 있다면

Ep.1 END


[다음 화 예고]

Ep.2. “왜 저 사람은 말이 없을까?”

— 말이 적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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