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시간에 피어난 무지개를 담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사람은 마음 속에 있는 깊이 있는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었던 단짝 친구였다. 전학이나 학년이 달라지면서는 가까이 지내던 친구가 조금씩 달라지기도 했지만,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오는 친구들도 종종 있다.
그 중 20년간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단짝 친구는 처음에는 학기 첫 날에 같은 반에서 “혹시 옆자리에 같이 앉아도 될까?”라며 용기를 내어 말했던 사소한 계기로 짝꿍으로 옆자리에 앉으며 가까워졌다.
같은 반일 때는 하교를 같이 하고 반이 달라지더라도 서로를 기다려주며 같이 집에가고는 했다. 쉬는 시간 주고 받았던 쪽지, 주기적인 손편지(꼭 생일이 아니더라도 쓰고 싶은 날 자유롭게 주고 받았었다.)
학업에 치일 때도, 진로 때문에 마음이 복잡할 때도, 서로에게 쓰는 글만큼은 소홀해진 적이 없었다. 돌이켜보면 그 시간이 내 글쓰기의 시작이었고, 사소한 순간에도 글감을 찾는 습관은 그때 만들어졌던 것 같다. 어쩌면 지금의 나를 만든 가장 오래된 씨앗이 바로 그 친구와 나누었던 조용한 기록들이었을지 모른다.
학업 스트레스 속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줄 수 있었던 관계였고, 그날 그날의 나의 마음과 미래를 그리며 방황하는 나의 모습을 글을 쓰며 오롯이 마주할 수 있었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이기에 마냥 공부만 해야할 것 같지만, 내 삶과 주변,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해서 깊이 있게 고민을 많이 할 시기였다.
학업을 하면서 외롭지 않았던 것은 어쩌면 친구도 흔들리지 않은 마음을 가졌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고, 글을 주고받으며 내면의 성장도 같이 이루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