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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갈등 레퍼토리를 벗어나기
변화, 다르게 해 보는 것
by
화햇
Jul 28. 2019
늘 살아오던 방식과는 영 다르게 해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관계 속에서 계속 반복되는 레퍼토리로 평생 싸우고 싶지 않았기에,
조금씩 힘겹고 잘 안 되는 변화의 발걸음을 내딛으려 애
쓴다
나는 늘 서운해하는 입장이었다
자주 볼 수 없음에 서운해하고, 남자 친구의 일이나 회식, 약속도 서운해하곤 했다
남자 친구
는 계속 보고 싶은 마음을 헤아려주다가도, 그런 내 마음이
넘칠 때면 버거워하고 화도 내
곤 했다
나의 서운함이 우리 사이에 가장 반복되는 이슈가 되면서,
계속 이러면
안 되겠다 싶
은 생각이 들었다
다르게 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가장 먼저 일요일 저녁에 못 보는 날들을 앞둔 마음에 대해 미리 이야기 나눴다
지난 주랑 똑같이 나는 또 남자 친구가 보고 싶을 때마다 서운해할 것 같고, 그러면 우리는 새로 맞이할 주에도 또 똑
같은 걸로 싸우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 관계를 잘 해낼 자신이 없다는 이야길 꺼내놓았다
마음처럼 잘 안되는 것들이 서러워 울컥하면서 펑펑 울었던 것 같다
남자 친구는 이런 갈등은 맞춰가는 부분이며, 서로를 좋아하는 마음의 크기에 비하면 그런 갈등들은 아주 작은 부분일 것이기에 서운해도 괜찮다고 안심시켜주었다
나에게는 파국적으로 느껴졌던 상황이 남자 친구에게는 그냥 조율해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작은 스파크 정도였던 것 같다
그렇다면 좀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짧게라도 하루 정도 더 얼굴 볼 날을 만들었다
남자 친구가 바쁘고 피곤한 하루를 보내느라 상한 얼굴로도 최대한 시간을 내어 만나도록 노력한 것에 고마운 마음이 컸다
남자 친구
의 노력을 더 많이 바라보려고 하니 짧게 만나도 고마움이 컸고,
나
도
더
잘하게 되면서
만족도가 높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문제의
못
만나는 날
-
그 기간
동안에는 내 일을 조금 더 많이 만들어 주의를 분산하고, 생산적인 것에 에너지를 많이 쏟
아보았다
그리고 '마음으로는 늘 같이 있는 것이고, 어디 안 간다'라고 반복해서 말해주던 마음을 되새기려고 애썼다
나만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아
서운하고
열이 오르려고 할 때는,
남자 친구도 같은 마음임을 믿어달라고 거듭 말했던 것을 떠올리며 믿으려고 노력했다
남자 친구가 퇴근 후 힘든 회식자리가 있던 날은 행여나 힘들까 봐 걱정하고 마음 쓰느라 애가 탔었
는데,
이때 회식에서 늦게까지 있었다고 힐난하기보다는 마음을 썼다는 것을 전달하는데 중점을 두려고 했다
남자 친구는 걱정해줘서 고맙다는 말로 마음을 알아주었
다
그 결과 이번 주는 같은 레퍼토리의 갈등을 반복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다
늘 하던 것과 다르게 해 보려니 어렵고 힘들었지만
조금의 노력으로 자주 싸우던 레퍼토리가 반복되지 않은 것이 큰 보상으로 느껴졌다
더불어 관계 속에서 내가 또 한 뼘 나은 사람이 되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좋다
여러 번의 사이클을 반복해야 변화가 일시적인 게 아니라 진짜 내 것이 됨을 알기에, 앞으로도 몇 번의 좌절은 더
있
을 수 있다
그렇지만 이 번 한 번의 성공경험을 잊지 않으려 한다
다르게 해 보려 노력한 자신을 칭찬하며, 이번 주의 작은 성공을 머릿속에 각인해 본다
휴, 이번 주엔 안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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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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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분야 크리에이터
미국에 사는 상담심리사, 그리고 상담심리학 박사과정생. 사사로운 마음들을 공공연하게 늘어놓아 봅니다. 잘 살아지는 것, 안 살아지는 것 모두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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