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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신옥 Nov 29. 2021

하루의 마중물이 되는 카톡 문자

~ 척척박사가 되지 말라는 천사 ~

 나에게는 특별한 사촌이 있다.

매일 새벽마다 하루를 살아갈 마음의 양식을 나눠주는 사촌이다.

지금까지 4년째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새벽마다 같은 시각, 5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사촌의 문자가 도착한다.  여행 중일 때도 있고 몸이 아플 때도 있고 깜빡 하고 늦잠을 잘 때도 있었을텐데 이유나 핑계가 없었다. 이제 그 시각 카톡 소리만 들어도 사촌의 문자라고 생각한다.         

 


 사촌은 정년퇴직을 해서 얽매였던 직장에서는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사실 퇴직 후 더 할 일도 많아지고 바쁘게 산다. 119 요원처럼 각종 봉사에도 달려가고 강의와 자유업으로 하루 스물네 시간이 의미 없는 시간이 없다. 거기다 거동이 불편한 80세가 넘은 작은 어머니까지 모시고 산다. 남자인데도 사촌이 살림을 혼자서 도맡아 할 수밖에 없다.           

 사촌의 하루는 새벽 4시에 일어나서 글을 쓰며 하루를 시작한다.

다듬고 그림을 넣어서 5시 30분 정도이면 주변 지인들에게 문자 배달이 된다.           

 


 사촌의 카톡 문자는 하루를 시작하는 마중물이다.

일단 간단한 아침식사처럼 짧다. 바쁜 아침 시간이지만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이다. 한눈에 들어와 마음에 쏙 새겨진다. 하루를 시작하는  신선한 에너지다.  그림이나 사진 한 컷으로 의미를 더해주며 마무리가 된다.      



‹오늘 새벽에 받은 글이다›    


친절한 척하지 말고 진짜 친절하기


최선을 다 하는 척하지 말고 진짜 최선을 다 하기


노력하는 척하지 말고 진짜 노력하기


고마운 척하지 말고 진자 고마워하기


친한 척하지 말고 진짜 친하게 살기


착한 척하지 말고 진짜 착하게 살기


성실한 척하지 말고 진짜 성실하기


사랑하는 척하지 말고 진짜 사랑하기


믿음 있는 척하지 말고 진짜 믿음 생활하기


기도하는 척하지 말고 진심으로 기도하기


척 척 척하지 말고 진심으로 진짜로 하기

진실한 마음이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움직입니다.

                                                                                           ~ 강병호 ~



척 척 박사가 되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그런 척 척 박사에게는 고마워하고 감동했던 자신이 속았다는 배신감을 느낄 뿐이다.  우리 주위에는 그리 유명하지 않아도, 그리 요란하지 않아도 가슴에 감동의 여운을 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공통점이라면 아마 앞뒤가 다른'척'이 아니라  '진실'이 핵심이 아닐까 싶다.          

 


 카톡 소리에 아직 잠자리에 누워서 찌그러진 눈으로 폰을 열고 본 글이다. 문자를 확인하며 잠이 확 달아났다. 짧은 글이라 한 두 번 더 읽었다.  미사여구 없이 담백하면서도 의미가 선명했다. 읽을수록 감칠맛이 났다.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정직하게 진심으로 살아갈 마음부터 챙겨준 글이었다.

오늘도 하루를 시작하는 마중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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