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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신옥 May 31. 2022

5월의 마지막 날 단상

~ 넘어지기 전에도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길 ~

5월의 마지막 날, 사촌이 새벽 묵상에서 말했다.



돼지는 하늘을 올려다볼 수 없다고 했다. 

돼지의 목이 땅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돼지 스스로는 절대 하늘을 볼 수가 없단다. 그런 돼지가 하늘을 볼 수 있을 때가 있단다. 바로, 돼지가 넘어졌을 때란다.     



어디 돼지뿐일까? 

거의 모든 동물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볼 수 없는 것 같다.

사람만이 하늘을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는지도 모른다.     



넘어졌을 때에야 하늘을 볼 수 있는 돼지!

살다 보면 우리도 넘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우리도 어쩌면 넘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하늘이 생각나고 하늘이 보이고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것은 아닌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해서 

그것만을 찾아 고개를 파묻고 땅만 파헤치고 있지는 않았는지, 돼지처럼 …….     



화려함에 감탄하며 왁자지껄하던 봄꽃들의 향연이 끝나고 

새순이 올라오며 퍼져나가는 여린 연둣빛을 따라가다 보니 

눈길이 자주 하늘에 머물게 된 5월. 

일렁이는 이파리 사이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자주 올려다볼 수 있었다.

햇살이 부담스럽지 않아서 걸음을 멈추고 오래도록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었다. 

탁 트인 맑은 하늘 아래 펼쳐진 연둣빛 세상에 자주 갈 수 있었던 5월.     



돼지처럼 넘어지기 전에, 

하늘을 자주 올려다볼 수 있었던 푸른 5월이었다.



아름다운 5월의 마지막 날이다.

매일매일  

누구나 

값없이 

올려다볼 수 있는 

하늘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 맑고 아름다운 꽃처럼 예쁜 마음이 담긴 아이들의 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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