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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신옥 Jun 12. 2022

짧은 말 긴 여운

~ 새벽 배송 삼겹살 ~

직장 관계로 혼자 떨어져 지내는 아들이 택배로 삼겹살을 보내왔다.

그것도 아침 7시 새벽 배송으로…….     



자기 주소를 써야 하는데 습관적으로 집 주소를 써서 잘못 배송된 것 아닌가 생각했다.

전화를 하려다가 아침이라 아들이 바쁠 것 같아서 문자를 보냈다. 


    

“웬 삼겹살이냐? 혹시 배송지 착오 아닌가?”

“아니에요. 어제저녁에 삼겹살 회식하고 나서 보냈어요.”

“바쁘고 피곤한데, 뭐하러 왜 그런 것을 보내냐? 집에서 얼마든지 사 먹을 수 있는데…….”

“그냥요” 


    

‘그냥요’라고 말하는데 ‘사랑해요’라고 들린다.



짧은 세 글자가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

새벽 배송으로 삼겹살이 왔는데 온종일  아들이 내 곁을 맴돈다.


아들이 삼겹살 먹으면서 우리를 생각했듯이

점심에 아들이 보낸 삼겹살 먹으면서 아들을 생각했다.



맛있는 것을 먹으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생각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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