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단골은 아니라도 동네 식당이라 가끔 왔던 곳이다. 점심을 먹고 집에 돌아왔는데 식당에서 연락이 왔다. 3000원이 더 결재되었다고 들려주시면 환불해 주겠단다. 오늘 처음 일을 오신 아주머니가 카드결제를 한 일이라 주인이 확인을 다시 해보고 알았단다. 카드결제를 해서 연락처를 알 수 있었다며 연신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맞겠거니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데 확인을 해서 일일이 연락을 해주고 있었다.
남편이 외출하는 길에 들려서 환불을 받았다.
마음에까지 갈비탕보다 더한 영양 보충을 해 준 사장님이었다. 근사한 사장님이라고 우리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장님 말씀이 “장사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닌데, 제대로 해야지요.”라며 당연해하셨다.
오후에 재래시장에서 무화과를 샀다.
붉은색이 감돌아 잘 익어 보였다. 스티로폼 상자 들고 오기 부담스러워 그냥 지나치려다 무화과를 좋아하는 남편이 떠올라 용기 내어 한 상자 샀다. 저녁식사 후 기대에 찬 눈빛으로 들여다보며 비닐덮개를 뜯었다.
붉은빛으로 먹음직스러운 위에 층 무화과를 덜어 내자 위에 층과는 달리 아래층 무화과는 거의 모두 연두색이다. 제대로 익은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눈에 보이던 위에 층과는 정말 달랐다. 크기도 고르지 않고 숙성도도 달랐다. 차라리 더 비싼 가격이었다 해도 아래위 층이 같았으면 만족했을 것 같다. 속았다는 사실이 더 실망스러웠다.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수도 있는 사소한 일들이 단골을 만들기도 하고 이어지던 발길을 돌리게도 한다.
“장사 하루 이틀하고 말 것도 아닌데, 제대로 해야지요.”라던 식당 사장님이었다.
더 받은 돈 돌려드리는 일, 칭찬받을 일이 아닌 당연지사로 여기던 갈비탕 사장님의 시크한 목소리의 여운이 오래오래 갈 것 같다.
“장사 하루 이틀하고 말 것도 아닌데, 제대로 해야지요.”라던 식당 사장님 말속에 삶의 길이 보인다. 장사를 오래오래, 잘할 수 있는 비결, ‘정직이 곧 잘 사는 길’로 보였다.
과일 장사 사장님은 반면교사로 더 잘 사는 길을 보여 주셨다.
과일 장사 사장님은 무화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셨나 보다.
무화과는 겉과 속이 다르지만 속으로 꽃을 피우는 과일이다. 속이 아름다운 무화과처럼 마음을 잘 쓰는 것이 달콤한 맛이 나도록 ‘더 잘 사는 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