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신옥 Aug 16. 2023

꽃도 그러니 사람은 오죽하랴

~ 무엇을 듣고 보고 먹고에 따라 ~

한여름 뙤약볕에도 무궁화가 한창이다.

오며 가며 같은 꽃 다른 무궁화를 만난다.

산책하며 만나는 숲길 무궁화와 도로변 장식하는 무궁화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인적이 드문 숲길에 핀 무궁화

맑은 하늘만 보고 신선한 공기만 마시며

산책하는 이들 격려의 시선 받으며 자란 무궁화

사랑을 듬뿍 받은 얼굴이다

선명하고 아름다우면서도 당당하게 핀 모습이

우리나라 꽃이라는 긍지를 느끼게 한다.     



차들이 질주하는 도로변에 핀 무궁화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달리는 차들이 내놓는

매연이라도 마셔야 하고 소음을 참아야 하고

달궈진 아스팔트 열기에 시달리며 핀 무궁화

드문드문 살아남은 꽃마저 지쳐 보인다       



어디 무궁화만 그럴까

한 철 피고 지는 꽃도

어디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먹느냐에 따라

자태가 이리도 다르니

하물며 사람은 오죽하랴……!     



매거진의 이전글 점점 더 사랑하고 싶어지는 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