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를 부르는 것 같습니다
이 모든 일들은 다시 시작되는 겁니다
누군가 나를 부르는 것 같습니다
소위
길을 걷다가 멈추었습니다
누군가 등 뒤에서
나를 부르는 것만 같더군요
한참을 서서 두리번거렸습니다
곁에는 아무도 없고
땅에는 커다란 돌멩이 하나
하늘엔 자그마한 조각구름뿐이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광야 위에
길 잃은 아이처럼 우두커니 서 있었습니다
어제는 친구들과 영광과 죽음과 사랑에 대해
떠들었습니다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웃음이 끊이질 않았지요
누군가는 다투고 피가 나도록 치고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어제는 분명 그랬습니다
오늘은 생명 하나 없는 광야에 서서
모래바람을 맞다가
거짓말이 거짓말인 인생이 가여워서
자꾸만 바람 속으로 사그라듭니다.
돌멩이 하나를 들어 먼 곳으로 던집니다
곁에 있던 유일한 그것을 너를 그리고 나를...
하늘의 구름은 어쩔 수 없으니
그만 땅으로 고개를 숙입니다
커다란 눈물 한 방울
모래 위로 떨어져 스며들더니
깊은 웅덩이가 되어 고여듭니다
그 커다란 우물 안으로 들어가 가만히 웅크립니다
눈을 감으면 어제도 오늘도 아닌
하루가 지나갑니다
그런 날에 갇혀
살아갑니다
아니 죽어갑니다
내일은 이곳에서 일어나 다시 걷겠지요
한동안 웃지도 울지도 않는 날들이 지나갈 겁니다
그러면 또 신기루처럼
모든 기억은 사라질 테고
이 모든 일들은 다시 시작되는 겁니다
누군가 나를 부르는 것 같습니다
나는 화들짝 놀라
또
주위를 두리번거립니다
여기는 어디지?
지금은 어젠가? 오늘인가? 내일일까?
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