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의 시작 월요일, 그것도 아침. 일주일 중 가장 무겁고 우울하고 아픈 때가 아닐까. 아주 오랜 시간 반복해 온 생존행진곡을 오늘 아침 갑자기 멈추었다. 그런데도 마음은 여전히 행진곡에 맞춰 발을 구르고 있는 것일까? 좀처럼 편안히 쉬어지질 않는다. 평상시처럼 일어나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며 해야 할 일들을 찾았다. 책상에 앉았다 일어나 빨래를 걷어와 개고, 책상에 앉았다 일어나 청소기를 돌리고, 책상에 앉았다 일어나 이불을 가져다 빨고, 책상에 앉았다 일어나 싱크대 안을 정리했다. 나는 늘 맞이하던 월요일인 것처럼 한시도 몸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못했다. 이제 더 이상직장에 나가지 않는데도 말이다.
박노해 님의 '월요일 아침'을 읽으며 무릎을 탁 쳤다. 이렇게 월요일의 불편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시를 이전에는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먹고살아야 한다는 것의 엄중함'을 마음속으로 여러 번 되뇌어 본다.이 무게에 짓눌려 하루하루 정해진 일과대로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네 삶이 애처롭다. 긴 노동의 삶에서 잠시 탈출한 나는 왠지 죄를 짓고 있는 것 같은 부채감을 느낀다. 힘겨운 노동을 하지 않으면 나란 존재가 쓸모없는 짐짝처럼 느껴지니 노동자로서의 삶은 참으로 오래 길들여진 나의 숙명인가 보다.
월요일 아침, 나는 일터에 나가지 않으면서 나란 사람의 생산성과 경제적 가치에 대해 또다시 고민하고 있다. 이러니 나의 생존행진곡은 멈추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휴직을 해도 퇴직을 해도 끊임없이 나는 먹고살기 위해 발버둥 쳐야만 한다. 노동의 현장이 바뀔 뿐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다만 지금의 글쓰기가 언젠가 나에게 최소한의 먹고살 거리가 되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달콤한 꿈을 꾸어 본다. 그러한 꿈 속에서 나는 황홀하게도 일터가 아닌 집에서 이 글을 쓴다. 그것도 월요일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