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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zabeth Kim Dec 21. 2023

퇴사를 꿈꾸는가?

진정 원하는 삶 찾기 여정을 시작하며

캐나다 토론토 중앙일보 기사(2023.08.22/23)

내 책 “꿈이 다시 내게 말해: 스물아홉 무작정 이민, 캐나다 공무원까지”에서 밝혔듯, 캐나다 사기업과 공무원으로 10년 여의 근무를 끝으로 은퇴를 결심하고 2022년 3월 2일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내 개인의 커리어를 생각하면 그 결정도 캐나다 이민에 못지않게 무모한 일이었는지 모른다.


2019년 말 2020년 초, 오십 평생 처음 겪는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호흡기 감염질환으로 확진자가 전 세계에서 속출하자 팬데믹이 선포되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이민자들은 집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한국에 방문조차 할 수 없었다. 한국에 계신 지인들의 부모님이 코로나 확진으로 돌아가셨지만 한국에 가지 못하고 그 슬픔과 설움을 삭여야 했다. 이 일은 우리 부부에게 큰 충격이었다. 우리도 20년이 넘는 세월을 캐나다에서 먹고사는데 신경 쓰느라 자식으로서 도리를 못하는 신세였다.  

    

부모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자유로이 방문할 수 있게 되어야 할 텐데 걱정이 많았다. 올해 80세가 되는 친정어머니도 연로하시지만 94세가 되시는 시어머니께서 언제 돌아가실지 몰라 남편은 매년 한국을 방문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오도 가도 못하고 묶여야 했다.     

 

브루스 트레일 산책 중 남편과

2년 넘는 팬데믹 기간 동안 하루도 회사에 나갈 필요 없이 집에서 4시면 퇴근했다. 물론 이전에도 8시 반 출근, 4시 퇴근이었다. 저녁식사를 끝내면 6시 ~ 6시 반, 남편과 함께 산책을 하곤 했다. 집에 오면 7시 반 ~ 8시. 그 시간이 참 그립다. 그런 시간이 주는 여유가 나의 삶에 사유도 소통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주말이면 남편과 등산을 하거나 가까운 근교로 여행을 떠났다.      


2년이 넘도록 계속되는 팬데믹에 점점 두려워졌다. 2021년 말부터 우린 진지하게 토론하기 시작했고, 난 은퇴를 결심했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난 내가 맡은 일과 다니던 회사를 정말 좋아했고 정년까지 다닐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은퇴 후 우리 부부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행할 꿈을 오래전부터 키워 왔다. 20대 후반에 이민 온 후 앞만 보고 내달린 세월을 50대가 되면서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둘 다 공무원인 우리는 연금을 계산해 가며 그 꿈에 조금씩 가까워지려 노력했다. 그렇게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며 하루하루를 준비해 갔다.  그리고, 디지털 노마드의 첫 여정으로 한국을 택했다. 한국은 내가 태어난 곳이라 익숙하고 편하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가족과

2022년 3월 2일, 3년이란 시간을 목표로 한국에 오게 되었다. 가족과의 시간을 보내는 것 외에 세운 목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은퇴 후에 일하지 않아도 수입으로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을 찾는 것이다. 남편이 은퇴하면 우리 부부는 먹고 살 생활비는 충분히 충당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 세계를 여유롭게 여행하며 살려면 일을 하지 않고 벌어들이는 연금성 수익(Passive Income)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3년 동안 찾을 수 있을까‘ 막막했다. 다행히 늘 고민하고 생각한 덕에 2년 만에 찾을 수 있었다. 이 내용은 뒤에서 언급하려 한다.     


한국에 가서 하고 싶은 일, 해 나갈 일을 하나씩 적기 시작했다. 그중 몇 가지 중요한 것들은 다음과 같다.     


한국 회사에서 일해보기: 한국에서는 번역 프리랜서, 과외, 대한상공회의소 여름방학 단기 아르바이트, 교수님 프로젝트들 지원-광고(LG 싱싱냉장고), 한국관광공사 등, 외국기업 Dun & Bradstreet 아르바이트 등의 일을 해 보았지만, 길게 일한 경력이 없다. 한국에서 일을 해 본 지 너무 오래되었고 한국에서 경력을 쌓아보고 싶었다.      



대학원에 진학하여 공부하기: 애초 부동산대학원에 진학하고 사이버대학에서 디지털마케팅을 공부할 계획이었으나 한국에 도착해 부동산업을 하시는 분들을 뵙고 마음이 바뀌었다. 나의 필요와 맞지 않다는 생각을 해서다. 디지털 마케팅을 공부할 수 있고, 내가 전공한 국제경영을 함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았다. 경영학과는 선택하지 않았다. 전공 필수와 선택과목이 과거 30년 전에 있던 과목명과 비슷하거나 같은 과목이 많았기 때문이다. 고민하며 찾은 것이 커뮤니케이션대학원(구-신문방송대학원)의 전략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공이었다. 전략브랜드커뮤니케이션과 타 전공인 방송영상에 내가 알고 싶어 하는 SNS와 영상 관련 과목이 있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학교 청룡상을 배경으로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진전시키기: 사실 내가 뭘 하면 행복할지 정말 몰랐다. 그걸 찾고 싶었다. 캐나다에 이민을 간 후부터 먹고살아야 했기에 생계를 위한 일을 했고 공부도 생계를 위한 것을 택하곤 했다. 아이들이 모두 성인이 되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니 앞으로 할 일은 정말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그걸 발전시키는 일이었다.    


경희대 창업프로젝트 대상 수상
동대문 구청 로컬마켓 행사 참여

창업 관련 수업을 듣고 진행해 보기: 이 계획은 연했다. 학원이나 지인을 통해 사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사업과 관련된 수업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는 잘 몰랐다. 다행히 학교를 통해 창업프로그램을 진행해 볼 기회가 있어 정말 감사했다.      


디지털마케팅 배우고 SNS 활동하기: 팬데믹 후 유튜브 영상이 대세 플랫폼이 되면서 가장 절실하게 배워보고 싶은 분야 중 하나였다. 다른 SNS 활동 역시 시작해 보고 싶었다.     


한국의 산 20개 등산 도전하기: 시간이 날 때마다 한국에 있는 동안 산 등반에 도전하고 싶었다. 캐나다 브루스 트레일(Bruce Trails)을 자주 걷곤 했던 나는 산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캐나다 로키산(Rocky Mountain)인 밴프(Banff) 여행을 하며 내가 산을 많이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캐나다 제스퍼 피라미드 레이크에서

지난 1년 9개월 간의 여정을 통해 위에 적은 목표를 다 이루었다. 이제 다음 스텝으로 가는 목표를 정했다. 가는 여정과 미래를 그리며 가슴 벅참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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