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혼했습니다.

#18

by Liz


'아.. 지한이 아빠는 유책이었어요.'


'그렇구나.. 어떤..?'


'외도였어요.

준영씨는요? 방송에서 성격이 안 맞았다고 했던 거 같아요. 많이 싸웠어요?'


'맞아요. 성격도 안 맞고.. 사실 방송에서는 말을 못 했지만 엑스도 외도였어요.

아이와 방송을 같이 보게 될 테니까 사실대로 말하기 어렵더라고요. 상처받을까 봐 그 사실을 숨긴 것도 있어요.'


그도 나와 같은 아픔일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어쩌면 우리는, 아니 혹시 인생에 윤회가 있다면 우리는 이렇게 만나 이렇게 사랑할 운명이었을까.


그에게 마음이 기우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아직 사랑을 믿고 싶은 나기에 지금 이 마음의 속도가 그저 반갑다. 마치 그와 내가 운명처럼 느껴졌다. 그를 향해 전속으로 달려가는 이 마음처럼 그와 내가 운명이라 느끼는 세기도 동일하게 강했다.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왔다.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밖 아슴푸레 내려앉은 빛과 어둠 속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파렀던 계단을 지나 나는 그의 차에 다시 올라탔다. 누군가가 나를 위해 문을 열어주니 기뻤다. 가슴이 간질간질하다. 소멸했던 연애세포가 다시 슬며시 살아나 발끝에서 움직인다.


'세연씨.

아직 이른 것 같긴 하지만 우리 한 번 만나볼래요?'


운전석에 앉은 준영씨가 내게 말했다.

나는 담담하게 대답을 내뱉었다.


'좋아요'

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