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양성 환자에게 있어 '타목시펜'은 양날의 검이다. 타목시펜은 선택적으로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결합하여 유방조직에서 암세포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약물이다. 그러나 우리는 '선택적'이란 단어에 주목해야 한다. 타목시펜은 유방에서는 에스트로겐과의 결합을 방해하는 기능을 하지만 자궁이나 난소 등의 기관에서는 오히려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나타내 자궁내막의 두꺼움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를 자궁내막 증식증이라 하며, 이 질환이 악화되면 자궁내막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생리를 하는 사람이라면 위험성이 덜하겠지만 타목시펜을 복용하면 대부분 무월경 상태가 되므로 생리가 없는 사람들은 자궁내막이 계속 두꺼워진 상태가 된다. 유방암 환자는 두렵다.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약이 또 다른 '암'을 유발할 수 있다니. 타목시펜 복용시 자궁내막암의 발생율은 5년간 복용시 1.6%, 그리고 10년 복용 시 3.1%라고 하니 정기적으로 산부인과 진료를 통해 검사를 받고 발생 확률을 낮출 수 밖에 없다. (물론 부작용 때문에 타목시펜을 복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환자 임의로 중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주치의와 꼭 상담을 하시길!)
오늘 산부인과 진료가 잡힌 것도 이 때문이다. 산부인과 의사는 자궁초음파를 통해 자궁내막두께를 확인하고, 1년 뒤 정기검진을 하자고 했지만 나는 6개월 뒤에 오겠다고 했다. 병원에 오기 전 인터넷에서 타목시펜 복용 후 자궁내막이 두꺼워져 소파술을 받았다는 사례를 접하고 더 무서워졌기 때문이다. 검사를 자주 해서 나쁠 것은 없으니 이왕이면 1년이 아닌 6개월을 추천한다.
복약상담은 대학병원에 소속된 약사님이 타목시펜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타목시펜의 가장 큰 부작용은 앞서 말한 자궁내막암의 위험성 증대이며, 일반적인 부작용은 에스트로겐 부족으로 인한 폐경기 증상과 유사한 증상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갱년기. 38살에 갑자기 갱년기를 겪게 될 줄이야. 갱년기 증상은 아래와 같다.
- 안면 홍조
- 불규칙한 생리 및 생리 중단
- 질 건조증이나 질 출혈
- 우울증 같은 심리적인 증상
- 골다공증
- 체중증가, 복부 팽만
이 밖에도 흔하지 않지만 간 기능 이상, 시력장애, 막망변성 등 시신경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혈전 생성으로 인한 폐색전증, 뇌졸중의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주치의는 혈전 생성을 방지하고자 혈전방지제인 '베라실'을 따로 처방해주었다. 이 약의 기능은 혈전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므로 자칫 잘못하면 피가 멈추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수술이나 치과 치료 등 피가 날 수 있는 상황이 있다면 미리 약 복용을 중지해야 한다는 것이 주의할 점이다.
암 환자가 되고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는 방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나에게 적합한 정보를 가려내는 일인데 '타목시펜'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사람은 타목시펜의 부작용이 너무 심해서 약을 끊었다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타목시펜의 효과를 의심하고 이 약이 모든 사람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도 한다. 그러나 나는 일단 '타목시펜'을 친구 삼기로 했다. 갱년기? 올테면 와봐라. 암 환자에게 암에 다시 걸리는 것보다 두려운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