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치료는 암세포에 방사선을 조사하여 암세포를 죽이고, 암세포가 주변으로 증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암 치료 방법이다. 보통 암이 있는 부위에만 국소적으로 방사선을 조사하여 정상세포의 손상은 최소화하고 암세포를 파괴한다. 방사선 치료는 암세포 주변에 인접한 건강한 정상세포들을 손상시키기도 하지만 건강한 세포의 대부분은 방사선 치료가 끝난 후 서서히 정상적으로 회복된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사전적인 방사선 치료의 내용이고, 환자 입장에서 방사 치료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알길이 없어 막막했던 심정이라 기억을 더듬어 적어본다. 일단 유방암 수술이 끝나면 유방외과 교수님은 정기 검진 외에는 만날 일이 없다. 항암 치료가 예정되어 있다면 수술 후에는 종양내과 진료를 보게 되고, 항암 치료를 하지 않은 경우는 방사선과 진료를 보게 된다. 나는 방사선과 교수님과 첫 면담에서 방사선 치료 21회를 선고받았다. 보통 기본적으로 19회를 실시하는데 나의 경우 감시림프절 전이로 인해 2회가 추가되었다. 기수에 따라 길게는 한 달 이상도 치료를 받는다고 하는데 21회로 끝나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방사선과 교수님과의 대화는 유방외과 진료보다 더 짧았다. 특별히 더 나눌 대화도 없었고, 일주일 뒤 본격적으로 방사 치료가 시작되며 그 사이 방사선 치료 모의 설계를 한다고 했다. 방사선 치료 동안 교수님과 만나는 것은 2주에 1번꼴이라 치료 동안 2번 정도 면담을 하였는데 그마저도 형식적인 면담일 뿐, 큰 의미는 없었다.
모의 설계때도 환자는 크게 할 일이 없었다. CT 촬영을 한 번 더 했고, 방사선 치료실 침대에 누워있기만 하면 됐다. 치료대에 누워 있으면 방사선사가 수성펜 같은 것으로 유방에 치료선을 그려주었다. 주의할 점은 선이 지워지면 다시 그려야 하니 방사선 치료를 받는 동안은 선이 지워지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는 것 정도였다. 하지만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 한, 다음 치료 때 방사선사가 그 위에 다시 그림을 그려주기 때문에 지워질까봐 과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내가 방사선 치료를 받는 기간은 6~7월이라 한참 더워지기 시작할 때였는데 물샤워는 가능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았다. 방사선 치료 동안 3~4번 정도 선을 다시 그렸던 것 같다.
방사선 치료는 매일 병원에 와서 10분 가량 침대에 누워 방사선을 쬐는 것이 끝이었다. 환자 입장에서는 매일 병원을 오가는 일 빼고는 힘들거나 어렵지는 않다. 항암 치료의 부작용에 비하면 정말 수월한 치료이지만 치료가 누적될 수록 몸이 피곤해지거나, 방사선 노출 부위의 피부가 변할 수 있다는 부작용은 있었다.
매일 일정 시간에 치료를 하기 때문에 처음 도착하면 탈의실에서 상의를 갈아입고 대기실에 앉아있는다. (병원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다니는 병원에는 탈의실에 상의만 준비되어 있었다. 그럴 일은 많지 않겠지만 혹시 원피스를 입고 가면 난감한 상황에 처할 거라 예상된다. 또한 치료선이 옷에 묻어날 수 있으므로 어두운 색으로 된 탈의하기 편한 티셔츠를 추천한다. 브이넥 티셔츠는 가슴이 파여 치료선이 보일 수도 있으므로 라운드티가 무난하겠다.) 이름이 호명되면 치료실에 들어가서 잠깐 누워있다 나오곤 했다. 처음 들어가면 잠깐 옷깃을 풀고 치료선을 맞춘 후 다시 옷을 덮어주기 때문에 그닥 민망할 것도 없었다. 치료대에 누우면 천장에 파란 하늘 그림이 보였다. 나는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그 순간마다 기도를 하곤 했다.
'이 방사선 치료를 통해 내 몸에 혹시라도 남아있는 암세포가 있다면 다 없어지기를...'
치료가 끝나면 거의 매일 탈의실에서 열심히 보습 크림을 발라주었다. 당시 어떤 크림을 발라야하는지도 나의 관심사였는데 결국 크림의 종류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피부 장벽을 보호해줄수 있는 보습 크림이면 충분할 듯하다. 알로에젤은 잔뜩 사놓고 쓰지 않았다. 알로에젤이 날아가면서 피부가 더 건조해질수도 있다고 하여 사용하지 않았다. 다행히 피부가 벗겨지거나, 엄청 아프지는 않았지만 회차가 거듭할 수록 유두가 갈라지고, 피부색이 변하기는 했다. 햇빛에 살짝 그을린 정도의 느낌이랄까. 방사선이 눈에 보이지 않다보니 처음에는 이게 치료가 되는 건가, 도대체 어디에 방사선이 조사되고 있나 궁금했는데 나중에 그을린 부위로 그 위치를 짐작할 수 있었다. 물론 치료가 종료되고 한 달 정도 지나면서 서서히 피부색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방사선 치료는 눈에 보이는 부작용은 그리 대단하지 않지만 피로감과 면역력 저하를 동반한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나는 일주일 정도 지나자 급속히 피로감을 느꼈고, 당시 입맛도 떨어져서 밥을 거의 먹지 못했다. 이상하게 탄수화물이 먹히지 않아 샐러드 위주의 식사를 했다. 그리고 영양보충제로 영양을 보충했는데 이 부분은 의사 선생님마다 의견이 다르므로 개인의 판단이 필요하다. 방사선 치료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종합영양제조차 먹지 못하게 하는 의사가 있는 반면, 방사선 치료 때 영양제를 꼭 먹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사도 있었다. 암 진단 후 방사선 치료를 받는 동안에도 내내 영양제가 나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는데 결국 나는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마음을 정했었다.
그렇게 주말을 제외하고 꼬박꼬박 3주를 출퇴근하니 어느새 방사선 치료가 끝나있었다. 마지막 방사선 치료를 마치고 돌아오는 날, 남편이 꽃다발 한 아름을 안겨주었다. 그 동안 고생많았다는 남편의 메시지를 보자 눈물이 핑 돌았다. 치료를 받는 내내 함께해준 남편도 힘들었을텐데, 묵묵히 내 곁을 지켜준 고마운 사람. 남편의 동행이 없었다면 매일 병원을 오가는 길이 더 외롭고 쓸쓸했을 것이다.
방사선 치료 중 이용한 영양보충제는 다음과 같다.
- 종합영양제 : 극도의 활성산소 발생환경인 방사선 치료에서 내 몸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조치
- 셀레늄 : 암세포의 글루타치온을 약화시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음
- 비타민C : 방사선에 의한 주변조직의 붕괴를 막음
- 비타민D : 시종일관 암환자에게 중요한 것. 치료와 예방에 있어 무조건 필요.
- 베타카로틴 : 방사선의 효과를 높이면서 향후 발암을 억제하는 능력이 있음. 고농도에도 부작용 없음.
- 비타민B3 : 종양 주변의 혈액공급을 증가시켜 방사선의 효과를 높임.
- 오메가3 : 세포 내외 산소공급을 풍부하게 하는 역할
- 케르세틴 : 방사선 치료효과는 유지하면서 정상세포는 보호
- 마그네슘 : 심장 보호
- 멜라토닌 : 상승 효과
- 코큐텐 : 심장보호를 위해 반드시 필요
- AHCC : 면역세포보호에 강한 효능
- 유산균 : 방사선 치료로 인한 위장 장애 예방
(출처: 나비효과(유방암 블로그) by 구름과 달)
영양제에 관해서는 할 말이 너무 많아 따로 다루기로 하고, 혹시 이 글을 방사선 치료 전에 보는 환우분이 계시다면 다른 건 몰라도 비타민D와 셀레늄, 코큐텐만이라도 꼭 챙겨먹길 바란다. 비타민D는 본원 주치의도 따로 처방할 정도로 암 환자에게 필요한 영양제로 검증된 것이며 셀레늄과 코큐텐도 여러 의사와 약사의 검증을 거친 영양제이다. 물론 이 또한 개인적인 견해이므로 선택과 적용은 환자 본인에게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