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하자마자 병원행
나를 치유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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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24. 2024
암을 치료하고 3년 만에 복직한 학교.
첫째 주는 몸이 많이 힘들었다.
정확히 3월 5일, 개학하고 이틀째 병이 나고 말았다.
봄방학에 새 학기 준비를 위해 매일 출근을 했고,
그렇게 풀타임으로 출근한 지 열흘도 안 되어 내 몸은 쉬어야 한다고 신호를 보냈다.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서 조퇴를 하고, 병원 세 군데를 돌았다.
잇몸이 부어서 피가 나고, 입천장이 다 헐고, 얼굴은 퉁퉁 붓고,
퇴근하는 데 몸이 너무 아프고 힘들어 눈물이 났다.
3년 만에 풀타임으로 일을 하니
당연히 처음에는 아플 수 있다고 나 자신을 위로해 봤지만
긍정적인 마음과는 별개로 몸이 피로하고, 아픈 건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틀 뒤 목요일이 되자, 몸살 기운까지 더해져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어떻게 운전대를 잡고 운전을 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좋지 않았다.
그 상태로는 도저히 내일 출근을 할 수가 없을 것 같았고,
결국 퇴근 후 야간 진료를 하는 병원을 찾아 수액을 맞았다.
문제는 몸이 아프자 약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역시 복직은 무리였던 걸까?
이렇게 계속 학교를 다닐 수 있을까?
지금이라도 그만둔다고 해야 할까?
다시 만난 아이들은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운데
가르치는 일도 재밌고 기쁜데
체력이 받쳐주지 않으니
정말 어찌하면 좋을까.
눈물이 줄줄 났다.
그렇게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었는데,
수액을 맞으니 조금씩 정신이 들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가장 먼저 인스타그램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환우분들과 소통하고 많은 위로를 받아서인지,
아프고 힘드니 환우분들 생각이 간절히 났다.
암에 걸린 후로 나는 직감적으로 내가 치유하는 방식을 깨닫게 되었는데,
그게 바로 글을 쓰고,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것이었다.
특히 나를 응원하고, 지지해 주는 사람들의 존재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치유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빨리 나아서 더 좋은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겠다고 글을 올렸을 뿐인데,
밤새 거짓말처럼 몸이 회복된 것이다.
다음날 출근길 아침에 인스타를 보고 알았다.
내가 이렇게 빨리 회복될 수 있었던 건
많은 분들이 함께 기도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덕분이란 걸.
너무 많은 분들이 격려해 주시고
댓글로 따뜻한 말씀을 해주셔서
고맙고 감사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
전날 퇴근을 하면서 몸이 아파 눈물이 났다면,
이번엔 기쁨의 에너지가 가득한 눈물이었다.
내가 참 많이 사랑받고 있구나..
암이 내 인생에 왔지만, 그 암으로 인해
내게 소중한 분들이 참 많이 생겼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내 안에 치유의 에너지가 돌면서 더 힘이 났다.
나는 나았다.
나는 건강하다.
나는 행복하다.
덕분에 그렇게 긍정주문을 외우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앞으로 또 정신없이 바쁜 하루가 반복되겠지만,
나는 다짐했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나를 위해 기도해 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기억하자.
그러자, 내 안에 사랑과 축복의 기운이 가득해졌고,
나는 진짜로 하나도 아프지 않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