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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진경 Nov 25. 2024

프롤로그

아이는 자라고, 엄마는 씁니다.

 이번 이야기는 1년 반 전 출간된 저의 에세이 <아이는 말하고 엄마는 씁니다>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전작이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할 때부터 여섯 살 여름까지의 기록이라면 이번 책은 우리의 이야기가 책을 통해 세상과 만난 그 이후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아이는 말하고 엄마는 씁니다>카드뉴스

 당시 책의 에필로그에서 저는 이런 말을 적었습니다.

글쓰기는 아픈 저에게 새로운 꿈이자, 삶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글을 쓰며 언젠가 지금 쓰고  있는 글들을 모아 세 권의 책으로 내겠다는 꿈을 꾸었고, 감사하게도 그 꿈들은 모두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제가 가장 사랑하는 두 존재인 아이와 글쓰기가 이 책에서 만났습니다. 이제 책은 제 손을 떠나 독자분들께 갈 것입니다. 소은이와 저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만, 저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고 믿어요. 앞으로도 아이는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고, 저는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계속 글을 써나갈 테니까요.

- <아이는 말하고 엄마는 씁니다> 에필로그 1 중에서-
에필로그 1


 저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책이 출간된 이후에도 변함없이 아이와 있었던 대화를 글로 기록해 나갔습니다. 이제 그 기록을 다시 세상에 내보내려 합니다. 그 당시 여섯 살이었던 꼬맹이는 무럭무럭 자라서 어느새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어요. 이 책에는 여섯 살 아이가 자라서 초등학생이 되어 세상으로 나가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저는 우리의 이야기의 끝이 어디일지 몰라요. 아마 소은이의 키가 저보다 더 자라게 되면, 그때 우리의 대화가 지금보다 더 줄어들지도 모를 일이죠. 그때는 소은이의 세상이 지금보다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을 테니까요. 다행히 아직까지 아이에게 엄마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존재랍니다. 어딜 가더라도 여전히 아이의 시선은 엄마에게 머물러 있고, 엄마는 아이에게 우주와도 같습니다. 물론 아이 또한 저에게 그런 존재이고요. 우리가 서로에게 우주가 되어 줄 그런 시기가, 인생에서 얼마 남지 않았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 소은이가 조금 더 자라면, 소은이의 관심사는 부모에서 친구로 옮겨가고, 소은이가 가장 사랑하는 대상도, 부모가 아닌 다른 무엇으로 바뀔지도 모르지요. 그때까지는 아이에게 제가 가장 소중한 존재로 아이 곁을 지키고 싶습니다.


제목을 <너와 나의 다시 오지 않을 시간들>이라고 적은 것은 이런 저의 마음을 담은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은 아이와 엄마에게 주어진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고, 우리가 지금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은 글을 쓰는 것 말고는 없다고 생각해요. 여전히 아이는 말하고, 엄마는 쓰지만 이전과 똑같은 이야기의 연장선은 아닙니다. 그 사이 아이는 더 자랐고, 저 역시 그때와는 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이전 책이 아픈 엄마의 이야기, 아픈 엄마를 성장시킨 아이의 말과 행동, 생각을 다룬 것이라면 이번 책은 아이의 성장 그 자체를 중심으로 펼쳐질 것 같아요. 제가 복직을 하고 나서 쓴 글이라, 어린 자녀를 키우는 워킹맘의 애환도 담게 될 것 같고요.


저와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키우고 계신 분들, 아이와 온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해 늘 자녀에게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워킹맘들, 큰 질병을 앓아본 경험으로 인해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달라진 부모님들께 위로와 공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비록 지금은 아이가 커버렸어도,

제 이야기 속에서 기억 속 어딘가에 있을 일곱 살 무렵의 아이와 그 시절 엄마를 찾아내실 분들께,

제 이야기가 닿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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