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그제야 빙그레 웃는다. 집에 가도 코코가 소은이를 볼 수 있다는 말에 안심이 되었나 보다. 코코가 하늘나라에 간 지 어느덧 1년 6개월이 지났건만 소은이는 아직도 코코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길을 가다 강아지를 만나면 늘 코코 이야기를 한다.
'엄마, 저 강아지 코코 닮았어.'
'엄마, 저기 코코 친구야.'
'엄마, 코코는 왜 하늘나라에 갔어?'
그럴 때마다 나는 코코가 나이가 아주 많이 들어서 하늘나라에 갔고, 코코는 하늘나라에서 친구들과 함께 잘 놀고 있으며, 그곳에서 소은이를 지켜보고 있노라 대답하곤 했다. 사실 소은이가 코코와 함께 지낸 건 소은이가 태어난 후 2년 1개월 남짓.아주 어린 아기였을 때를 제외하면 실제로 코코와 추억을 쌓은 것은 불과 1년도 안될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강아지와 교감한 기억은 짧지만 아주 강렬했던 것 같다.
젊은 시절의 코코
짧다면 짧은 세월이지만 코코는 소은이가 태어나 만난 첫 강아지이자, 친구였고, 사랑하는 존재와의 첫 이별이었다. 코코가 하늘나라에 가기 전 아주 많이 아팠을 때, 소은이는 누워있는 코코를 청진기로 진찰하고, 장난감 약도 주고, 주사도 놔주었다. 어린 마음에도 아픈 코코를 치료해주고 싶은 마음이 드나 싶어 코 끝이 찡했다.'코코야, 빨리 나아.'하고 코코를 쓰다듬는 소은이를 보며 얼마나 많은 눈물을 삼켰던가.
코코가 하늘나라로 가던 날, 소은이도 아주 많이 울었다. 이제 막 두 돌이 지난 어린 아이였지만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어떤 걸 의미하는 지 안다는 듯 서럽게 울었다.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코코가 하늘나라에 가기 하루 전 날 소은이와 함께 산책하던 그 순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어느 날 엄마는 코코와 닮은 인형을 구해와 코코가 생전에 머물던 자리에 두셨다. 가끔씩 코코가 앉아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코코와 많이 닮은 인형이었다. 소은이는 외갓집에 갈 때마다 코코 인형에게 밥도 주고, 이불도 덮어주며 마치코코인 것 마냥 인형을 돌봐주었다.하지만 그 인형이 코코가 아니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듯, 소은이는 살아있는 강아지만 보면 코코가 하늘나라에 갔음을 떠올리며 코코를 그리워했다.
코코를 닮은 인형
비록코코는 하늘나라로 갔지만 소은이는 여전히 할머니, 할아버지를 코코 할머니, 코코 할아버지라 부르고외갓집을 코코집이라 칭한다.이렇게 코코의 실체는 우리 곁에 없지만 코코는우리 곁에 코코라는 이름으로불리며 남아있다.그리고 앞으로도 언제까지나 우리 마음속에 코코로 살아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