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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 새로운 인연을 초대하기

네이버 카페 <6개월의 기적> 첫 번째 모임을 갖다.

by 강진경

암환자들은 6개월에 한 번씩 정기 검진을 받는다. 그리고 그 검사를 통과하면 다시 6개월의 삶을 연장받은 기분으로 살아간다는 말을 들었다. 말을 들었을 때 기분이 참 묘했다. 6개월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어찌 보면 6개월을 그만큼 치열하게 관리하며 살아야 한다는 뜻 같고, 어찌 보면 6개월을 보장받았으니 적어도 또 6개월은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뜻 같았다. 어떤 의미이든지 간에 6개월이라는 기간이 주는 무게가 무겁게 느껴졌다. 그런데 6개월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바꿔준 계기가 있었다. 바로 네이버 카페 <6개월의 기적>을 만난 순간부터이다.


수술을 하고 얼마 되지 않아 <6개월의 기적>이란 카페를 만났다. 습관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3개월이고, 우리 몸의 세포가 새로 생성되고 리모델링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개월이라 한다. 그러므로 6개월이라는 기간을 정해두고, 내 몸의 변화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카페였다. 6개월 기적의 프로그램은 6가지이다. 첫 번째는 자신만의 치유 계획 세우기. 두 번째는 먹거리 바꾸기, 세 번째는 운동 습관화, 네 번째는 내면 바꾸기, 다섯 번째는 즐거운 일상과 감사, 여섯 번째는 6개월 검진 통과 후 파티였다. 이 여섯 가지를 한 사람이 모두 실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들이지만 매일 지키기는 어려운 것들이다. 그러나 혼자 하기는 어렵지만 함께라면 가능하다. 그것이 바로 소통의 힘이고, 집단의 힘이다.


우리는 각각의 회원들을 기적님이라 불렀다. 마치 내가 기적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기분 좋은 호칭이었다. 그리고 기적님들은 각자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적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매일 맨발로 산을 오르는 분, 매일 아침 긍정 주문으로 하루를 여는 분, 매일 하루 한 끼 건강 식단을 실천하는 분. 매일 요가와 필라테스 같은 운동을 하는 분, 매일 하루만 보씩 걷는 분, 매일 치유를 위한 글쓰기를 하는 분...


사실 매일 무언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으니 시너지 효과가 났다. (시너지란? 한 집단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소모하는 에너지의 총체. 바로 우리를 위해 태어난 말 같다!) 우리는 각자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달랐지만 목표는 같았다. 바로 암을 이겨내는 '내 안의 작은 기적'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 기적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나이도, 직업도, 사는 곳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유방암 환자라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혀 공통점이 없을 것 같은 12명의 사람이 모였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처음 만났는 데도 마치 알고 지낸 사람들처럼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낯설긴커녕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30대부터 50대까지, 관심사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달랐건만 끈끈한 유대감이 있었던 건 '삶의 회복'이라는 가장 중요한 지점이 맞닿아 있었기 때문 아닐까.


코로나 시국에 정모를 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우리 같은 환자는 더욱 조심해야 하기에, 카페지기님이 따로 연습실을 대관하여 우리끼리 조촐한 모임을 가졌다. 빈 연습실에 둘러앉아 자기소개를 하고, 치유와 관련된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그곳의 막내였던 나는 언니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열심히 적고 또 적었다. 알고 있던 이야기도 이렇게 들으면 새롭게 느껴졌고, 꼭 알아야 하는데 모르고 있는 것도 많았다. 누군가에게는 또 도움이 되길 기대하며 그날의 기억을 정리해본다.


- 기산차 추천 : 암 환자에게는 녹차가 좋은데 그중에서도 특히 독소를 뺀 기산차 추천.


- 맨발 걷기의 방법과 효용성 : 양말을 신고 하거나 야자매트 위를 걷는 건 의미가 없음. 지구 표면에 존재하는 에너지에 우리 몸을 연결하는 어싱(Earthing)이 중요함. 비 온 뒤 어싱은 더욱 좋음. 어싱을 다른 말로 땅에 접한다고 해서 '접지'라고도 함.


- 공복 유지의 중요성 : 일주일에 최소 1-2번은 아침을 안 먹고 간헐적 단식 하기. 그때 세포가 재생됨. 계속 걸으면 관절통이 사라지고, 항호르몬 치료제의 부작용도 줄일 수 있음.


- 432 메가헤르츠 음악의 비밀: 마음의 안정을 주는 주파수인 432 메가헤르츠 음악을 평소에도 틀어 두기.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짐. (인체에 70%를 차지하는 물에 432HZ 음악의 파장이 치유 효과를 낸다고 함.)


- BRM270 : 암 줄기세포를 억제하는 천연물질로 제주 땅의 식물을 근간으로 만든 것. 단 것을 섭취했을 때 필수로 먹기.


- 녹차 : 튀긴 음식을 먹은 후에는 반드시 먹어야 하며 티백은 금물.


- 맥주 효모 : 암 환자가 꼭 먹어야할 영양제 3가지를 추천한다면 비타민 C, 비타민D 그리고 맥주 효모라고 함.


- 영양제 : 맥주효모와 함께 비타민 C, D는 필수!


- 코코넛 오일 : 로션 대용으로 사용.


- 아피제닌 주스 : 파슬리, 양배추, 샐러리, 레몬을 믹서기에 갈아 마시기. 휴롬은 추천하지 않음.


- 히포 스프 : 히포크라테스가 암환자의 해독제로 개발한 것으로 기적의 수프로 불림. (주 재료는 토마토, 감자, 당근, 양파이며 샐러리, 브로콜리, 마늘, 파슬리 등을 더해 오랜 시간 끓여줌)


- 사과, 케일 매일 반드시 챙겨 먹기.


- 운동 : 걷기 뿐 아니라 스쿼트, 힙업 런지 등 근육 운동 필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카페지기님의 요가 수업이 이어졌다. 이 날 정모의 백미는 '카페지기님의 요가 수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요가 자격증까지 갖고 있는 카페지기님께서 간단한 요가 동작을 선보이고 자세 교정까지 해주신 덕분에 마음뿐 아니라 몸까지 힐링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카페지기님과 대화를 통해 필라테스에서 했던 몇 가지 동작들이 림프 절제술을 실시한 나에게는 무리한 운동이었음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동안 의욕이 앞선 나머지 중요한 부분을 놓친 셈이다. 유방암 수술 이력을 필라테스 강사에게 말한 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팔에 무리가 가는 동작들을 시킨 강사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아무 의심 없이 동작을 따라한 나 스스로가 어처구니없기도 했지만 이미 지나간 시간들을 어쩌랴. 앞으로 더욱 조심하며 살 수밖에.


언니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오늘 내가 용기 내어 나온 덕분에 소중한 인연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살면서 새로운 인연을 맺는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인간관계의 대부분은 이해관계로 맺어지기 십상 이건만, 기적님들과의 만남은 내 인생에 또 다른 선물처럼 여겨져 마음 한 편이 따뜻해졌다. 암 환자가 되지 않았다면, <6개월의 기적> 카페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평생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일 텐데. 우리는 어느 날 기적처럼 만나 서로에게 위로와 용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이 만남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우리들의 기적은 계속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 자리를 빌어 모임에 참석해주신 기적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6개월의 기적>의 창시자, 밝음과 긍정의 에너지로 똘똘 뭉친 카페지기 산의 치유님. 상냥하고 친절하게 기적님들 한 분 한 분을 맞이하시는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던지요. <6개월의 기적>을 만들어주시고, 기적님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게 해 주시어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강릉에서 기차를 타고 한걸음에 달려오신 볕이 좋아 님, 뜨거운 열정과 활기찬 에너지를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일 긍정 주문을 올려주시는 쌈밥님, 매일 꾸준히 긍정 주문을 올려주시고 항상 정성 어린 댓글 달아주시는 모습에 감동했어요.


*맨발 걷기의 진수를 알려주신 솔모랭이님, 봄이 되면 저도 꼭 맨발 걷기 해보고 싶어요. 처음 카페에 들어왔을 때 산을 맨발로 걸으시는 사진에 큰 자극을 받았었어요.


*바비 인형 같은 헤어 스타일이 무척 잘 어울렸던 트리안님, 하루라도 산에 가지 않으면 불안하다는 그 말이 잊히지 않네요. 저도 그렇게 노력하렵니다.


*매일 올려주시는 건강 식단 덕분에 중년의 여인일 줄 알았는데 늘씬한 반전 미모의 주인공 허그님, 저는 식단이 가장 약한 사람이라 허그님의 식단이 항상 부러웠어요. 앞으로 허그님 따라 하기! 도전해볼게요.


*등장부터 유쾌했던 범사 감사님, '제가 누굴까요?'하고 웃으며 나타나 카페지기님께 한아름 예쁜 꽃을 안겨드리는 박력과 센스에 감탄했어요.


*긍정의 아이콘 이겨내고 웃자님, 5년 만에 재발을 했는데도 긍정의 힘으로 다시 이겨내시고, 기적님들께 경각심을 주고자 정모에 나오셨다는 말씀에 마음이 울컥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함께 작가의 꿈을 걷고 있는 타샤님, 늘 정보 가득한 글과 감성 가득한 글로 저를 자극해주시어 감사해요. 타샤 님 글쓰기를 응원하며 우리 함께 꼭 작가의 꿈 이뤄요!


*찰떡을 챙겨 와 모든 기적들께 나눠주신 마음씨 좋은 탱글님, 떡 맛있게 잘 먹었어요. 늘 제 글에 공감 댓글 달아주시고 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치료를 앞두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들러서 수건을 단체로 선물해주신 하늘님, 가장 힘든 시기인데도 웃으며 참석해주신 하늘님의 용기와 마음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앞으로의 치료와 여정을 늘 응원할게요.


그리고 날 물리적 거리로 인해, 다른 여건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한 기적님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나아가 이 글을 읽는 모든 암 환우 분들에게도 암을 치유하고 건강한 삶을 회복하는 기적 같은 날들이 펼쳐지기를 소망합니다.


마지막으로 <6개월의 기적> 이벤트에 당첨되어 예쁜 요가복을 선물로 받은 사진을 함께 기록합니다. 감동적인 멘트와 함께 멋진 요가복을 선물해주신 카페지기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요가복 입고 앞으로 더 열심히 운동하겠습니다!^^


산의 치유님의 감동 손편지. 엘라힘내님께. 기적을 보여주실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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