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가시기둥
툭, 나도 모르는 사이
입에서 커다란 가시기둥이 뱉어졌다.
입안가득 잔뜩 상처가 피냄새가 자욱해지고
가시기둥은 대상이 있다가, 없다가.
이리저리 휘둘려진다.
툭, 툭
탁
대상이 있다가 없다가
누구를 향하지도 못하고 결국 나를 향한다.
뒤돌아 나를 짠한 눈으로 바라보는 이들을 바라본다.
그러다 누군가 내게 말한다.
“사랑만 받아. 아이야”
아, 그러면 되는거구나.
그냥 그러면 되는거구나.
꼭 다 주어서 내 마음에 박고
커다란 가시를 뱉어낼 필요도
입안가득 핏물을 삼켜가며
대상없는 싸움을 할 필요도
없는거였구나.
사랑만 받아. 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