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에 대한 경이로움일까
가을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면 나의 현실 세계를 잊고는 한다. 어디즈음에 내가 서있던 건지, 나의 옆에는 누가 있었는지 나의 혼란, 기쁨, 분노, 환희 그 모든 감정이 흩어져 사라져버린다.
신의 만물에 대한 경이로움일까. 인간은 피조물로서 당연한 반응을 하는 것일까. 얼마나 높은지도 보이지 않는 지경은 만물이 그를 찬양하게 함일까.
가을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면 쓸쓸하고 공허한 마음이 쓸려내려가듯 알 수 없는 카타르시즘이 나를 찾아와 알 수 없는 감정으로 데려다 놓는다.
지금 나는 어디즈음이려나. 그게 의미가 있으려나. 하늘이 주황빛으로 물들어가고 하늘이 짙은 남색으로 물들었을 즈음이면 그 한없이 까만 하늘을 바라보자면 무엇인가 알 수 없는 공허함과 헛헛함이 입안을 가득 마르게 만든다.
그 뜨거움과 차가움 그 중간 어딘가에서, 이 계절이 또 나를 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