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가자 우리
나는 대부분의 모임에서
누군가를 챙기거나, 주도하거나,
일을 진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런 내모습이 성인이 되며 익숙해졌다.
좀 더 여유가 있으니, 그냥 내가 하는 것.
불편할 일은 좀 더 내가 함께하기로 노력하는 것.
그렇게 시간이 흐르니 그러지 않는 것이
이제는 어색해졌다.
어쩌면 그것으로 나의 자리를 찾게 되었다.
1년에 두 번, 나의 절친 향숙이와 민선이와 여행을 간다.
어떤 날에는 캠핑을 어떤 날에는 호캉스를 누린다.
그때만 되면, 일과 운전은 민선이가
궂은 일은 향숙이가
나는 뭘해야할지 두리번 거리며
바보마냥 웃는 역할을 담당한다.
내가 뭔가 할라하면
폭풍 잔소리로 나를 멈추게 한다.
왠지 그런것들이 어색했다.
그리고 불편했다.
이 친구들을 만나면 이렇다.
향숙이와 민선이의 사랑하는 방식이다.
향숙이도 민선이도 이런 것들을
굳이 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만나면 이런 모습으로 돌아간다.
이제는 누리고 있다.
이 친구들의 사랑을.
고향친구 좋다는게 이런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