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자의 신체적 한계
조금은 많이, 개인적인 이야기
거의 7년 만난 남자와 결혼이 안되서
마음이 힘든 시기
마흔 한살 사람 여자. 이기 때문에
* 새 정부가 만 나이를 도입한다면, 아직 만 서른아홉으로 당당하게 삼십대
연애를 7년 했다지만, 나는 사실 신체적 나이의 압박감만 없다면 연애를 조금 더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냥 서로의 생활에 충실하고 있고, 각자의 일에서도 열심히 하고 있고, 함께 시간을 보낼 때는 함께 데로 즐겁게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적당한 거리감과 적당한 친밀감을 갖는 사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을지라도 7년이라는 연애의 시간을 거쳐 40대가 되니 결혼이 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관계에 어떠한 형태로라도 종지부가 찍혀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의 200%를 넘는 이유는 사람 여자로서 신체적 나이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다.
아이에 대한 욕심이 없다면 이 또한 조금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어렸을 적부터 아이를 좋아했고, 가정을 이루는 것에 기본 전제에는 출산이 자리 잡고 있는 다소 보수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한명을 낳느냐, 두 명을 낳느냐의 이슈였지 비출산이냐 출산이느냐의 이슈가 아니었다. 때문에 7년 만난 남자와 결혼이 안 되는 것이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조바심이 생겼다.
의학적으로 서른다섯 이후부터를 노산이라고 한다고 한다. 주변 이야기를 들어봐도 산후조리원에 가면 요즘엔 40대 임산부가 많다고 하긴 하지만, 35살 이후만 되면 임신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나 산모와 아이 건강에 위협 요인이 더 높아 준비해야 하는 검사와 관리가 더 까다로워진다 하니, 그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이유와 혹여나 고령으로 임신이 안 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아이를 희망하는 40대 사람 여자에게는 공포심을 자아낸다.
나중에 이 사람과 결혼을 결국 하게 되는데 만약 나이 때문에, 혹은 내 노화 된 건강 상태 때문에 임신을 하지 못하는 확률이 생긴다면 – 나는 아마도 “더 일찍 결혼했더라면 이 상황이 달랐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할 거다. 혹자는 내가 예민한 거라 할 수도 있겠지만, 여성의 가임기는 평균 수명이 아무리 늘어나도 여성의 생애주기 상 유한한 기간이니 이런 공포감과 두려움은 자연스러운 것 아닐까?
남자들은 생각보다 여성의 신체적 변화에 둔한 것 같다. 하물며 여성인 나 또한 외형적 신체적 노화를 눈으로 보는 것과 외형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자궁의 노화를 자각하는 것은 관심을 갖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기도 하는 사실인 것 같다.
시대가 변한 요즘, 주변을 살펴보면 남녀관계의 모습도 많이 변했다. 육아가 힘든 세상에서 딩크족도 늘어나고, 동거하는 커플도 늘어나고, 또 자녀를 입양해서 가정을 이루는 가족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고의 방식을 유연하게 한다면 나 또한 7년 만난 남자와 결혼이 안 되는 이유가 힘들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아이가 갖고 싶은 사람 여자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