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어렵다. 사람도 어렵다.
안에서 볼 때와 밖에서 볼 때가 다르다.
비는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없다.
사람도 오로지 좋아할 수만, 또는 오로지 싫어할 수만은 없다.
비는 신록을 푸르게 하고 세상을 조용히 적시며 풍요롭게 만든다.
그러나 비는 그동안 힘겹게 땅을 박차고 피어난 꽃과 나무들을 잠겨버리게 하고, 모든 세상이 자기의 것인 양 멋대로 퍼부어댄다.
그래도 그 둘이 모두 있는 것이 세상이다.
때로는 제멋대로이고 적당함을 모르는 그들에게 상처를 받고,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을 것만 같다.
그러나 슬퍼하는 나의 곁에 조용히 다가와 함께 눈물을 흘려주며 내 마음을 위로하는 그들이 있다.
그 둘 다 내가 사는 세상에 있다.
- 오늘은 비가 옵니다. 빗방울이 너무 가벼워 바람에 흩날리네요. 비가 와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