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수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오후, 나는 또 글을 쓴다.
이 빌딩에 있던 오래된 커피숍은 문을 닫았고, 이제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곳은 윗층 푸드코트나, 지하의 진한 카야 토스트 가게뿐이다.
입구 옆 맥도날드에선 맥아메리카노 한 잔이 이 달의 프로모션으로 두 달러. 하지만 몇 시간씩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일에는 이상한 부끄러움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도 학원 앞 간이식 접이 테이블에 앉았다.
덜컹이는 바람, 아이들이 들락이는 유리문, 종이컵 속 미지근한 커피.
나는 이 모든 것들과 함께 시간을 쓴다. 글을 쓴다.
중학교 입시가 끝나면 나도 해방될 수 있을까.
그 희망을 품고, 주 2회의 기다림을 두 달 동안 글쓰기로 채우기로 했다.
문득, 오래전 제이케이 롤링이 스코틀랜드의 싸늘한 카페에서 이야기를 써내려가던 모습을 떠올렸다. 나도 그런 마음으로 여기에 앉아있다.
아이를 돌보며, 내일을 준비하며, 삶의 중심을 겨우 붙들고 있다.
가끔은, 집 근처에서 골프를 마친 뒤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나누는 한국 엄마들이 부러웠다.
하지만 금세, 마음속에 조용히 울리는 질문 하나.
“왜 부러워했지?”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밀고 나가고 있었다.
바닥에 닿지 않으려 애쓰며, 묵묵히, 조용히.
내게 주어진 오후의 이 빈틈은, 그저 잠시 멈추어 나를 쓰는 시간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