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나의 귀인이다.

by 지로 Giro


어느 날, 한 아이가 내 삶에 들어왔다.

세상이 조금 달라 보이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다.


아이의 눈은 맑았다.

알 수 없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모르는 것을 물어보는 데에 주저함이 없었다.

그 눈을 들여다보면, 내가 잊고 지낸 것들이 하나둘 떠올랐다.


나는 아이를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숟가락질하는 법, 계단을 오르는 법, 넘어졌을 땐 어떻게 일어서는지를.

하지만 그 아이는 나보다 먼저

세상을 사랑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나는 자주 아이를 내려다보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고개를 들어 바라보게 되었다.

낯선 것 앞에서 눈을 반짝이는 용기,

슬픔 앞에서 울음을 참지 않는 정직함,

그 모든 것들이 나를 부끄럽게 했다.


아이를 통해 나는 다시 배운다.

사소한 기쁨을 놓치지 않는 법,

지금 여기에 마음을 두는 법.


아이는 내게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존재만으로 말한다.

"세상은 아직 아름답다고."


아이를 가르치려는 마음이

천천히 접힌다.

그 대신, 나는 그 작은 손에 이끌려

내 삶의 가장 순한 자리를 다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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