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무 일도 없는 날
나도, 너도, 시간에 쫓기지 않는 날
손을 잡고 식물원의 길을 걷는다
바람이 말없이 우리 사이를 지나간다
손에서 놓는 스마트폰
반짝이는 화면을 내려놓으면
네 눈 속의 작은 세계가 보인다
함께 걷고, 함께 앉아,
심장이 서로의 숨결과 맞닿는다
함께 만드는 시간
밀가루가 손끝에 묻고
붓이 천천히 종이를 스친다
너의 서툰 손길도 나는 사랑한다
같이 부수고, 같이 웃고, 같이 만들며
시간은 부드럽게 흘러간다
조용한 존중
네가 집중하는 순간,
나는 그 곁에서 그림자를 놓는다
방해하지 않고, 지켜보다
완성이 끝난 너에게
작게, 그러나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식탁 위의 온기
밥 냄새 사이로
오늘 하루가 흘러 들어온다
말없이 듣고, 가만히 나누고
잔잔히 쌓이는 우리 마음
집안의 에너지
햇살이 부엌 창을 스치면
작은 먼지가 공기 속에서 춤춘다
커피 향이 부드럽게 퍼지고
바람 한 줄기가 소파 위에 앉는다
아이들의 웃음은
벽과 천장을 타고
집 안 구석구석에 잔잔히 번진다
의자, 탁자, 책장
모두 그 온기를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