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의 힘

by 지로 Giro

매일 아침 5시 반. 눈꺼풀은 무겁지만 억지로 떼어내듯 일어난다. 긴장과 책임감이 나를 끌어올린다. 하지만 방학이 시작되자, 달라졌다. 첫날은 6시 반, 둘째 날은 7시까지 늦잠을 잤다. 피곤함이 풀리기는커녕 더 깊게 스며드는 듯하다. 잠을 더 자도, 몸은 무겁고 머리는 맑지 않다. 왜 방학만 되면 더 피곤한 걸까?


답은 루틴에 있었다.


아이들이 학교 다닐 때의 일상은 마치 시계추처럼 정해진 리듬을 따라갔다. 기상 시간, 등교 시간, 공부 시간, 식사 시간, 취침 시간까지 모든 것이 일정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등교하면 나는 내 사업적 미팅, 커피타임, 아이들 케어 및 서포트 등 그 질서 속에서 몸과 마음은 자연스레 적응하고 평정을 유지했다. 그 리듬은 나를 깨웠고, 나를 이끌었으며, 때론 무의식적으로 피로마저 덜어냈다. 이른 기상과 일정한 생활은 나를 힘들게 하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그 안에 차분함이 있었다.


방학에 들어서자 루틴은 깨졌다. 잠을 더 자도 더 피곤한 이유는, 그 질서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루틴은 단순히 일정한 시간을 지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하루를 정리하고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구조다. 하루하루를 계획대로 살아가면 그 속에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루틴은 나의 하루를 정리해 주는 지도이자, 마음의 평온을 지켜주는 방패였다.


이제 다시 루틴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한다. 방학이라고 해서 무질서한 나날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새로운 리듬을 만들어보는 것. 5시 반 기상은 무리일지 몰라도, 7시쯤에는 일어나고, 정해진 시간에 아침을 먹고, 가벼운 운동을 하고, 공부나 독서를 하며 아이들 한테도 바왁이지만 알찬 하루를 채워나가게 해야겠다. 그렇게 하면 방학이 끝나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덜 힘들어질 것이다.


루틴은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나를 지탱해 주는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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