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망의 눈길로 바라보던 기업에 들어오면 정말 놀라운 현상이 매일 펼쳐진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이딴 식으로 처리하는데
이게 돌아간다고?
사회초년생일때는 '이렇게 하는 데 안 망한다고?' 하며 답답해 한다. 그러나 곧 깨닫게 된다.
난 내가 알아야 하는 범위까지만 걱정하는 게 최선이다.
(사실 모두에게 최선이다.)
그래서 이번 입사때 보안문제로 며칠간 월급루팡을 하게 되었을때 난 놀라지도 않았다.
https://brunch.co.kr/@ellev/280
그런데 동료들의 각 반응들이 재미있었다.
노트북 앞에 하루종일 앉아는 있는데 할 일은 없었기 때문에 심심하기도 해서 이 참에 '문제 대응 유형'을 관찰해 보았다.
내가 문제를 알리자마자 나에게
"누가 그랬어요? 누구 잘못이죠? 그거 또 그 사람이 그런거죠?"
라고 빠른 결론을 내렸다.
경험상 애매하게 대답했다가는 바로 '엘렙님도 그러는데 그 사람이 또 실수했대요.'라는 말을 퍼트리기 일쑤.
이런 사람을 상대할 때는 주어를 '사람'에서
‘시스템'으로 전환시키는 게 좋다는 걸 깨달았다.
“관련 시스템이 오류가 있어서 수정 중에 있대요.”
"해결 됐어요?"
"계속 확인하고 있으니 연결되면 바로 알려드릴게요."
<1시간후>
"됐어요?"
<점심후>
"됐나요?"
<퇴근전>
"지금은요?"
"왜 안되는 거죠?"
(왜 이걸 나에게 물어봄?
다시 말하지만 난 입사 전인 상태이다.)
아는 부분은 이야기를 많이 한다.
모르는 사항에 대해서는 질문해도 답이 없거나 심지어 못 들은 척 한다.
드물게 문제 해결된 후 "거봐요, 제가 그럴 줄 알았다니까요."라고 하는 유형도 있다.
"아이고, 답답하시죠?"
아니오.
"짜증나시겠어요."
아닌데요.
"곧 해결될테니 걱정마세요."
걱정 안한다니까요.
"와~부럽다. 좋겠어요."
혹은
"오! 완전 꿀! 노세요~"
라는 반응들도 있었다.
예전부터 느꼈지만 회사라는 조직은 정말 다양한 인간유형들이 모이는 곳.
모두 다른 문화권이 모인 다국가 기업은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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