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사람들의 첫인상은 '무뚝뚝하다'였다. 비교대상이 캘리포니아 사람들이다 보니 더 한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은 그야말로 '태양광-(Sun Beam!)'이 반짝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잘 태닝 한 피부에 그냥 걸어가는 모습만 봐도 극’E’인 사람들이 수두룩한 곳이었다.
길 가다 마주친 사람과도 스몰토크 한번 시동걸리면 오래 만난 친구처럼 떠들 수 있는 곳이었다. 어떤 사람은 보라색 오로라, 어떤 사람은 주황색 오로라, 사람들마다 다양한 오로라를 느낄 수 있는 활기찬 도시였다. 골든게이트 브릿지를 시작으로 무지개가 반짝 반짝하는 느낌이 드는 곳이 샌프란시스코이다.
그런데 동부지역도 동부 나름이겠지만 우리 동네는 정확히 반대되는 인상을 받았다. 대부분 많이 웃지도 않으며 말도 느린 편인 것 같다. (차는 정말 빠르게 달린다!)
트레이더 조(마트)에서 장을 보고 계산대 앞에 서 있을 때였다. 뭔가 허리 쪽에서 손 하나가 쑤욱 들어오더니 계산대에 있는 종을 '댕~'하고 쳤다.
종이 울리자 다른 캐셔들과 점원이 우리 쪽 캐셔를 쳐다봤다.
(캐셔) "여러분~ 내가 울린 게 아닙니다~가짜에요.”
우리 쪽 캐셔는 얼굴이 빨개지도록 웃기 시작했다. 다른 점원들도 크게 웃었다. 우리는 여기저기 고개를 돌려가며 "Sorry, sorry"를 연발했다.
미나에게도 사과를 하게 했다.
"미나야, 점원분께 사과드려야지?"
"I'm sorry."
"That's OK."
그러다 수박에 눌려 약간 찌그러진 빵을 발견한 점원이 말했다.
"빵이 수박에 눌러 찌그러졌네요. 새 걸로 바꿔드릴게요."
그러더니 종을 울렸다. 아하, 종의 용도는 이것이었다.
그런데.. 아무도 반응이 없다.
(캐셔)"Hey! 이번엔 진짜야~ 나 좀 도와줘~"
(다른 점원)"어? 이번엔 진짜야? 정말? 진짜?"
(캐셔)"하하하하 진짜야 진짜. 이 빵이 찌그러졌는데 새 걸로 가져다 줄래?"
(다른 점원)"하하하 진짜였구나~ 몰랐지~"
나중에는 우리를 포함해 다들 유쾌하게 웃고 있었다.
타겟(Target, 미국대형마트)에서는 이런 일도 있었다. 내내 무뚝뚝하게 계산만 하고 성의 없이 비닐봉지에 물건을 툭툭 담던 점원이 갑자기 손으로 뭔가를 미나에게 쑤욱 내밀었다.
"이거 원하면 줄까?"
귀여운 스티커였다.
"땡큐."
"유어 웰컴."
그리고 미나에게 정말 따스하게 웃어줬다. 뭐지, 이 간극은? 정말 어리둥절한 순간이었다.
스몰토크도 전혀 없는데다 무뚝뚝한 인상들이 많다. 사람 사는데는 다 비슷비슷하다고 이곳에도 나쁜 사람, 못난 사람들이 있을것이다. 하지만 말을 트고 이야기를 나눠보면 친절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