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의 첫 만남

필라테스 강사로 살아가기 01.

고객과 처음 대면한 첫 수업을 떠올려본다. 미리 준비한 시퀀스를 이미지 트레이닝과 수 회의 연습으로 사전 준비했지만 절반도 진행하지 못하고 그래도 첫 수업치 곤 꽤 괜찮았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렇다면 요즘 내 모습은 어떨까? 현재는 그룹 수업은 진행하지 않고 1:1 수업만 진행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런 과한 준비(?)가 처음 일 년 가까이 이어지다 지금은 많이 내려놓고 최대한 여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수업에 임하고 있다. 대부분 고객의 몸과 마음 상태는 매일 제각각 일뿐더러 우리의 몸은 고유한 특질로 각자 다르기에 사전에 완벽한 준비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고객과 첫 만남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수업을 진행하기에 앞서 자세 평가를 통해 고객 체형을 분석한 뒤 위험 요소를 가려내는 것이다. 이러한 평가에 맞춰 적용해 볼 수 있는 동작/ 반드시 피해야 할 동작들을 정리하고 이상적인 시퀀스를 사전에 미리 구상해둔다. 

하지만 수업 시작 전 고객과 만남에서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은 센터를 들어올 때 고객의 표정이다. 코로나로 체온 체크를 진행하며 이전 회차 수업 이후 몸 상태가 어떤지, 생활 속 불편한 점은 없는지, 오늘 수업에서 고객이 얻고자 하는 점에 대해 사전 대화를 충분히 나누면서 고객 니즈에 맞춰 수업을 풀어 가려고 한다.

필라테스 강사로서 해부학 지식을 바탕으로 고객 몸에 대한 이해는 가장 기본이 되는 자질이다. 심지어는 고객의 정서 상태까지 살필 수 있어야 한다. 몸과 마음의 이상적 조화, 밸런스를 추구하는 Harmony of mind and body 가 필라테스의 기본 철학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강사라면 사람마다 각기 다른 고유한 몸의 특성을 이해하고 고객으로 하여금 움직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다양한 큐잉과 방법으로 바른 정렬의 움직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런 부분이 강사 자질의 차별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아래 수업 준비 전 체크 포인트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1. 고객의 정서 상태를 파악

2. 지난 수업 이후 현재 몸의 상태 체크

3. 오늘 수업에서 고객이 얻고자 하는 것

4. 고객 체형에 적합/필요한 움직임 요소 골고루 배치하기

5. 초보자일수록 기본에 충실하기

6. 센터에서 기분 좋게 나갈 수 있도록 수업에 활력과 에너지를 불어넣기

내겐 마지막 항목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목소리 톤이 차분한 편이라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는 것이 장점이지만 통통 튀거나 활력을 불어넣는 리듬감이 다소 부족해서 어떻게 이 부분을 채워갈지 늘 고민하게 된다. 오전 수업에 들어오시는 고객 군들은 회사원, 학생, 주부로 매우 다양한 편이다. 특히, 고된 육아로 인해 정서 상태가 많이 가라앉은 주부 회원들이 기분 좋게 운동하고 밝은 표정으로 센터를 나설 때 굉장히 큰 보람을 느낀다.

이런 진심이 고객에게 잘 전해져서일까? 기존 고객이 수업 퀄리티에 만족하고 계속 나와의 인연을 이어 갈 때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마음이 든다. 요즘 1분 내외의 짧은 감사 일기를 남기고 있는데 감사 일기의 대부분은 센터에서 만나는 고객들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최근에 Pilates Anytime에 Kathryn Ross Nash 선생님의 Working with the Average Joe - 남편 Wayne을 지도하는 영상이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어 구독 중이다. 필라테스 강사로 처음 고객을 대면할 때 부족한 내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영상이라 이 글을 보는 초보 강사님이 계시다면 소개하고 싶다. 고객 눈높이에서 수업을 이끌어 가는 Kathryn 선생님의 탁월한 전문성을 느낄 수 있다. 필라테스를 처음 시작하는 대부분의 고객들이 영상 속 Wayne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Piates Anytime, Working with the Average Joe

배우자라서 좀 더 친밀한 스킨십이 가능한 이유도 있겠지만 리포머 위에서 Stomach Massage를 수행할 때 골반의 움직임을 만들어 내기 위해 흉추에서 보상이 일어나지 않게끔 전신을 사용해서 지지해 주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Short Box Abdorminal 위에 앉은 Wayne의 타이트한 요추를 세워 주기 위해 등을 대고 마주 앉아 지지해 주는 모습에서 다정한 부부의 케미 또한 엿볼 수 있다.

고객 눈높이에 맞춰 점진적으로 움직임을 이끌어 내며 수업의 속도를 조절해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초보자에게 기본을 쌓는 방법, 파워하우스를 통한 움직임을 이끌어내기, Transition에 대한 방법론과 변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영상이라 추천한다.

Pilates Anytime

CLASS #4335 CREATING A FOUNDATION

CLASS #4336 RE-ESTABLISH THE POWERHOUSE

CLASS #4337 INTRODUCING TRANSITIONS

CLASS #4338 PICKING UP THE PACE

In 10 sessions you'll feel the difference,
in 20 sessions you'll see the difference,
and in 30 sessions you'll have a whole new body. - Joseph Pila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