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방학 그림일기 숙제처럼 미루던 '니체'에 대한 단상
똑같은 것을 대해도 어떤 사람은 거기서 많은 것을 깨닫고 얻어내지만, 어떤 사람은 한두 가지밖에 얻지 못한다. 사람들은 이를 능력 차이라고 말하는데, 사실 우리는 어떤 대상으로부터 무엇을 얻어내는 게 아니라 그것에 의해 촉발된 자기 안의 무엇인가를 뽑아내는 것이다. 그러니 나를 풍요롭게 해 줄 대상을 찾지 말고, 나 스스로가 풍요로운 사람이 되려고 항상 노력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자기의 능력을 높이는 최선의 방법이자 풍요로운 인생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니체, 「즐거운 학문」 중
나는 인터뷰만이 아니라 영화나 책에서 감동을 받으면 잠이 잘 안 왔다. 가슴에서 퍼내야 홀가분했다. (...) 이걸 감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감동이 가슴 안에서 솟구치는 느낌이라면 감응은 가슴 밖으로 뛰쳐나가 다른 것과 만나서 다시 내 안으로 들어오는 ‘변신’의 과정까지 아우른다. 감동보다 훨씬 역동적인 개념이다. 또한 기억력처럼 감음은 ‘능력’이다. 반복 훈련을 통해 힘이 쑥쑥 길러진다. (...) 감응하면 행동하게 되고 행동하면 관계가 바뀐다. 내 안에 머무는 것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글쓰기는 언어를 통한 ‘함께-있음’, 그리고 ‘나눔-변용’이다.
-은유, 「글쓰기 최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