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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ie Oct 13. 2020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 짧은 토막글 리뷰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 소설집 <대성당>. 그는 소설 속 인물들을 묘사할 때 최대한 감정 표현을 아끼고 또 아낀다. 최대한 함축성 있고 간결하게, 바싹 메말린 수건처럼 건조한 표피적 심리 묘사로 평범한 인간들의 단절감과 그로 인해 야기된 작은 사고 small thing들을 담담히 써내려 간다. 줄이고 줄인 감정의 부피는 독자가 기꺼이 채워야 하는 여백으로 남겨진다.


"상상해보라."


그는 묵직한 침묵을 통해 감히 언어로는 전달 불가능한 <뭔가 something>를 텍스트 밖으로 던진다.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받을지는 독자의 재량으로 남겨둔 채. 두 귀가 잘려나갔지만 그 누구보다 잘 듣고, 두 눈이 멀었어도 그 누구보다 잘 볼 수 있는 이들을 그리워하며.

그의 단편들은 대성당의 마지막 대사로 정의 내릴 수 있겠다.




"It's really some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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