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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ie Oct 06. 2021

변기 물을 내리면 스쿼트 5개만 하는거야

오늘 당장 성공할 수 있는 나만의 루틴 레시피 ep1.

무기력한 상태를 벗어나게 만든 첫번째 루틴이 있다.

변기물을 내릴 때마다 스쿼트 5개를 하는 것.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이라는 책에서

기분 좋은 팩폭을 얻어 맞은 뒤

내 하루에서 어떤 행동을 추가할 수 있을까 연구하다가 시도한 첫 루틴이었다.


결론적으로 이 루틴은 즐겁게 성공이다.

매일 절대 빼먹을 리 없는 기존 루틴인데다가

고작 스쿼트 5개인지라 부담도 없었고

상황에 따라 갯수를 쉽게 늘이거나 줄일 수 있었다.


그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는 없지만

회사던 집이던 혹은 그 어느 다른 곳에서라도

'이 루틴'은 빼먹지 않고 실행하고 있다.


혹시 그 화장실에 몰카라도 설치되어있다면

그 놈이 얼마나 즐거울까 잠깐 생각하기도 했지만

무튼간에 내가 시도한 이 첫 루틴은 어떠한 저항없이 성공하고 말았다.


내가 만든 첫 루틴을 가뿐하게 성공하고 나니

자신감이 붙은 나는

나의 하루를 샅샅이 살피며

어떤 틈이 있을 지, 그 틈에 어떤 루틴 조각을 끼워넣을 수 있을 지 찾아내기 시작했다.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은밀하게 스쿼트를 하고 나와선

의식하지 않아도 손을 씻을테니

손을 씻는 10초 남짓의 시간동안 명상을 해봤다.


집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을 땐 버릴 옷가지 하나를 찾아두었다가

다음 날 집을 떠날 때 어제 찾아둔 옷을 챙겨 버렸다.


물론 우여곡절은 있다.

이렇게 작은 루틴을 끼워넣다보니

하나 추가하는 것 쯤이야 별 거 아닌 일 같았는데

머리를 거치지 않은 습관이 될 때 까진

생각보다 더 많은 반복이 필요하다.

아맞다, 스쿼트
아맞다, 옷 안갖고나왔네
아맞다, 명상 안했다.


그래도

하기 싫어 회피하며 미루고 합리화 하는 것과는 조금 달랐다.


화장실 갈 때마다 고작 스쿼트 다섯번 한다고 해서

매일 피트니스를 빠지지 않는 헬창이 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쨌던

매일 운동하는 사람이 된 것 아닌가.


다리가 부러지는거나 전쟁이 나는게 아닌 이상

제 아무리 야근을 해서 몸이 피곤하던

상사에게 털리는 날이던

싸우는 날이던


변기 물은 내리고 스쿼트 몇개는 하리라

이것 저것 추가한 다른 루틴은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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