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화

창작시

by 엘리

절벽 밑 가시장미를 심는 사람은

날이 선 덤불들에게 신음을 부탁하는 중이다.



소망을 갉아 먼지처럼 흩을 준비를 하고

선하고 해맑은 얼굴을 찾아가고 있다.



화염에 휩싸여 흐르는 굵고 뜨거운 눈물은

애통한 울음으로 완성되는 그의 가장 즐거운 노래.



믿음은 절망으로

기대는 좌절로

익기도 전에 떨궈진 열매 같지도 않은 것.



단단하지 않으니 터뜨리고 안이 헐어 뭉개버린,

곪아도 그대로 내버려 두고 말랐으면 찢어야 하는 것.



컴컴한 어둠 그가 허락하지 않은 얼굴

사랑을 안다고 붉어지던 자신.

사람은 선하다 배워왔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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