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는 바람이 몹시 시끄럽던 밤이었어요.
잠들고 싶었지만 숫자를 셀 수 없어 옆으로 누워 어둠을 견뎠지요.
꿈속에서 나는 틈 없이 촘촘한 벽에 갇혀
나를 둘러싼 그곳에서 새어 나오는 빛도 보지 못하고 웅크렸어요.
너무 차가운 벽인 거예요.
그래서 그것에 기대어 누군가의 등을 떠올렸어요.
부딪히던 손바닥을 떠올렸고 주무르던 발바닥을 떠올렸지요.
벽이 녹아내려 무너지고 나는 그곳에 빠졌어요.
숨 쉬기 힘들어 누군가의 움푹 파인 그곳을 떠올렸지요.
내가 언제나 도망치듯 돌아갈 수 있는 곳.
세차게 비와 바람이 뒤엉키는 소리에 잠을 깨고
빙그르르 몸을 굴려 바닥으로 몸을 기울이고 속삭였어요.
아무개야.
하고 말이에요.
슬퍼도 너무 슬퍼서 한 번만 부를 수 있었어요.